김미옥 議長 “모든 의원 유자격, 선수·정당 고려 안 해, 이제야 정쟁수단 상당 유감” 반박

지난 21일, “‘국힘·초선’만 결산심의 의원 선정, 집행부 견제 기능 상실” 주장

통영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초라해진 현실을 온몸으로 실감하는 모양새다. 시의장과 천시장의 인사권 갈등을 매개로 운신의 폭을 넓히려 애씀에도, 보수절대강세 지역에서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4명의 시의원들(정광호·배윤주·김혜경·최미선)이 김미옥 통영시의회 의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통영시의 작년 결산심의 의원 중 2명의 통영시의회 몫에 국민의힘 초선의원만을 선정한 점, 의장의 의회인사권을 놓고 천영기 시장과의 갈등 국면에서 천시장의 압박에 굴복함으로써 통영시의회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김미옥 의장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모든 의원들이 결산심의 의원 자격을 갖췄기에 선수나 소속정당은 추천할 때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인사권 갈등 문제 역시 당시엔 조용하다가 새삼 이제 와서 거론하며 정쟁수단으로 삼는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의 통영시의회는 횡포와 독선, 그리고 무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리더십을 보여야 할 의장은 통영시의회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행부가 제출한 2023년 사업·예산안을 면밀하게 심의하지도 못한 채 지나갔음에도, 2022년 결산심의 의원을 경험을 고려하지 않고 자당(국민의힘) 초선과 비례 의원으로 선정한 점을 들었다. 그들은 “의회 협치는 고사하고, 다수의 독선을 넘어 의회의 역할을 망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신년초 있었던 ‘시의장의 의회인사권’ 문제도 언급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김미옥 의장은 통영시의회 권위를 지키지 못한 최초의 의장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2022년 1월 13일부터 지방의회 소속 사무직원 인사권은 의장에게 부여됐다”는 점을 우선 ㅇ지적했다. 이들은 “천영기 통영시장은 의회를 존중하기는커녕 인사권을 압박했고, 김미옥 의장은 권리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며 “의회를 무시한 천영기 시장의 인식도 큰 문제지만 시민의 편에 서지 않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김미옥 의장의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현재 통영시의회 운영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고, 앞으로도 지금의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에 부득이 통영시민들께 알리고자 함”이라며 “통영시의회는 의장이 소속된 정당의 하부조직이 아니다. 시민이 선출한 시민의 조직이다.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통영시의회의 역할을 망각한 김미옥 의장은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인사권 갈등 때 의장은 전체 시의원들에게 현황설명을 했는데, 국회의원의 중재로 수습한 뒤 민주당 의원들에겐 아무런 해명도 없었다”며 “처음부터 천시장과 잘 논의했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갈등 때문에 왜 통영시의회 전체가 오명을 써야 하나?”라고 말했다. 또 지역현안들에 대한 특위구성 제안에 대해 “우리는 의향이 있다”면서도 “4명의 민주당 의원으로는 버겁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서 의회 의장은 정당이 달랐지만, 항상 우리와 소통을 당연하게 여겼다”며 “향후 의장이 주최하는 행사에는 불참할 것”을 선언했다.

같은날 김미옥 의장도 입장문을 냈다. 김의장은 “동료의원들의 기자회견문을 보고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며 “고민 끝에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임위 별로 분배해 추천하려 했지, 선수와 정당은 고려 대상이 전혀 아니었다”며 “시의원에 당선된 이상 초선이건, 혹은 비례대표건 모두가 결산검사위원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산검사위원 추천을 하기 전까지 더불어민주당의 어떤 의원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전혀 없었음”을 밝혔다.

또 통영 최초 여성의장은 인사권 갈등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셨냐?”며 “부끄러움을 느낄 당시에는 조용히 계시다가 이제 와서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점,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통영시의회는 의장이 소속된 정당의 하부조직이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두겠다”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을 거듭 약속드린다”고 마무리했다.

그동안 통영시의회가 의원끼리의, 정당끼리의 갈등으로 경색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항상 시간이 지나면서 동지의식을 회복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 원상회복되곤 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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