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봉숫골꽃나들이 축제 미스터트롯 노래자랑대회 대상 수상자

“꿈처럼 아름답던 날 그날에 날 담아보네, 언제나 내 맘속에 그림처럼 숨 쉬는 꽃잎의 향기 같아” 노랫말과 너무나 어울리는 계절, 더할 나위없는 봉숫골 꽃 나들이 축제에서 깜짝 노래실력을 과시하며 대상을 차지한 안하은씨가 화제다.

아담한 체구에 어울리는 귀여운 미소 가득한 얼굴로 뽐내는 가창력에 관객들은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안경잡이인 것까지 마치 가수 이선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은 본 기자에게만.

 

친척일가 앞에서 재롱떨던 소녀

지난 1일 첫 출전에 대상을 덥석 차지한 것도 놀랍지만, 이제 겨우 5년차 통영시청 공무원인 점은 더욱 놀랍다. 그녀는 노래를 언제부터 불렀으며, 노래실력이 제법이라는 점을 언제 깨달았을까? “저는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3살쯤부터 일가친지들이 모이면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재롱을 부렸다고 하시더라구요”

‘하느님의 은혜’를 줄여서 이름 지은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단다. 노래를 교회 성가대에서 처음 배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안하은씨의 고향은 마산, 지금의 창원이다. 초-중-고를 전부 거기서 나왔다. 중학교 들어가서 친구들이랑 노래방을 종종 갔었는데 “그 나이치고 음정하고 박자를 제법 잘 맞췄는지 친구들한테서 노래 좀 한다고 말을 많이 들었어요”라며, 겸손의 미덕까지 갖췄다.

노래를 좋아하고, 잘 한다는 소리까지 들으니, 더욱 잘하고 싶어서 신곡이 나오면 따라 불러보는 것이 취미가 됐다. 그녀는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상당히 좋았다. 아무나 못한다는 소위 ‘인-서울’했더랬다. 그것도 스카이 중 하나인 고려대로. 전공은 컴퓨터공학. 막연히 컴퓨터가 좋아서 선택한 전공이었는데, 정작 취업을 해야하다보니 갖춰진 스펙에 자신이 없어졌다. 공무원시험이라면 대기업보다 스펙경쟁이 덜하겠지 싶어 공무원시험을 봤다.

2전3기 끝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노래와 음악에 관심이 있었고, 통영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라는 점이 지원을 하게 된 동기였다. 물론 통영이 유명한 음악은 현대음악이지 대중음악이 아닌 사실은 입사 이후 알았지만. 대학졸업 때까지 단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던 통영을 콕 찍어 지명한 아이러니라니.

공무원 생활은 즐거웠다. 노인장애인복지과, 욕지면, 봉평동 근무에 이어 행정과에서 근무 중인 안하은씨가 노래 부르는 무대에 선 것은 봉숫골꽃나들이 축제가 두 번째다. “작년 말 종무식에서 노래를 부른 것이 처음이었다”는 그녀의 말은 믿기 힘들 정도다. 무대에서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차분하게 열창하는 모습은 마치 베테랑 가수처럼 보였기 때문.

대상을 받은 봉숫골 축제 첫날 오후 그녀는 버스킹 공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에 짜릿한 흥분도 맛봤다. “반응이 너무 좋아 기억에 깊이 새겨졌다”는 안하은씨는 “중학교 때 잠시 배우다 만 기타를 올해는 다시 배울 생각이고,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보컬트레이닝도 받아볼 생각”이란다.

그렇다고 직업으로써의 가수를 선택하겠다는 말은 아니라고. “프로가수가 되기에는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각고의 훈련을 해야 할텐데 나에게 그런 정도의 끈기도 있을 것 같지 않아서”가 그 이유.

이날 그녀는 주현미의 ‘야래향’을 멋지게 불렀지만, 그녀의 최애가수는 서바이벌오디션 준우승자 출신으로, 이름도 비슷한 안예은이다. 최애 5곡을 말해 달랬더니 ‘프루스트’, ‘조각들’, ‘봄이 온다면’, ‘출항’, ‘소식’, ‘문’ 등 온통 그녀의 곡뿐.

주말 창원 집으로 귀가하거나, 다시 통영 돌아오는 승용차 안에서 목청껏 부르는 게 노래연습의 전부라는 안하은씨, ‘일을 미루지 말자’, ‘너무 자책하지 말자’가 인생 좌우명이라는 그녀의 말에서 얼마나 책임감 강한 사람인 지 알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그녀가 공무원으로서 미래, 취미로써 노래 부르기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가능한 모두 그랑프리를 땄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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