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중앙분리대 공사 갑자기 왜?” 교통안전 및 도심이미지 개선 위해

버스쉘터도 마찬가지 정부 공모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관내 500여 중 우선 12곳 시설

연말이면 보도블록 교체한다고 난리 치더니, 이제는 연말도 아닌데 멀쩡한 중앙분리대와 버스정류장 파헤치고, 갈아엎는데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냐?”고 어느 독자가 제보를 했다. 과연 그러했다. 무전동 중앙로 중앙분리대와 관문4거리 교통섬이 파헤쳐지고 있었고, 시내버스 정류소 몇 개인가가 새롭게 꾸며지듯 갈아엎어지고 있었다. 다만, 혈세낭비인지는 확인 안 됐지만.

통영시에 알아보니 그것은 명품 가로숲길 조성사업 사업, 중소도시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의 일환이었다. 명품 가로숲길 조성사업은 국·도비 보조사업으로, 그동안 운전자들 사이에 불편하다고 지적됐던 사안들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오는 6월 예정된 경남 도민체전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볼만한 것이었다.

 

중앙분리대를 도심  미니정원으로

관문사거리에서부터 삼성생명 교차로까지 중앙분리대 화단을 새롭게 가꾸고, 관문사거리 교통섬에도 역시 도심미니정원으로 메이크-오버하는 것은 통영시가 보조받은 국·도비 포함 총6억 원의 예산으로 시행하는 세 가지 사업 중 하나다. 나머지 둘은 삼성생명 빌딩 맞은편 화단 도심정원조성 그리고 도산면 원동마을 숲 복원사업.

통영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동백나무 중앙분리대 화단은 20여 년 전에 조성됐는데, 잦은 가지치기와 각종 병해충로 생육상태가 불량”했음은 물론 “화단 아래쪽에 식재된 관목이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함으로써 교통사고 발생 우려도 높았기 때문에 전면적인 정비가 필요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 차에 도민체전을 개최함으로써 도시경관을 더 아름답게 가꿀 필요성이 높아졌고, 계절별로 다양한 초화류(草花類)를 식재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시각적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것 외에 교통사고 예방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이번에 조성하게 된 것이다. 현재 경남도민체전 개막까지 남은 일수를 전광게시하고 있는 관문4거리 교통섬 내에도 수목 및 초화류를 식재한 도심공원을 조성해 이미지 개선 효과까지 기대한다는 것.

중앙분리대 화단과 교통섬 미니정원에는 미국풍나무(단풍), 에머랄드그린, 문그로우 등 18종 1687본과 알리움 외 14종 초화류 5420본을 식재할 예정이다. 기존 중앙분리대 화단에 식재돼 있던 동백나무는 도남동 케이블카 파크랜드 유휴지에 옮겨 심어 가꿀 계획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이번 명품 가로숲길은 봄부터 여름까지는 연두빛에서 녹색으로 싱그러움을 주고, 가을철에는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미국풍나무와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간직한 에메랄드그린 및 계절별 다양한 초화류를 식재해 도심 속 작은 정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풍나무가 단풍이 든 가을철 중앙분리정원의 상상도
풍나무가 단풍이 든 가을철 중앙분리정원의 상상도

 

실제 시공된 현재의 모습
실제 시공된 현재의 모습

500여 정류장 중 BIT 111곳, 버스쉘터 12곳 조성 계획

통영에는 500여개의 버스정류소가 있고, 이 중 111곳은, 이젠 시민들에게 익숙해진, 시내버스운행정보(BIT)를 보여주는 정류소다. 본지에 제보한 그 독자는 이렇게 멀쩡하게 조성된 정류소를 왜 허물고 새로운 정류소를 짓느냐는 것이었는데, 확인한바 새롭게 조성되는 버스정류소는 ‘버스쉘터’라고 불리며, 정부에서 지자체 대상 공모로 추진하는 ‘중소도시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의 한 갈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중소도시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공모에서 통영시는 ①버스쉘터 ②스마트주차공유 ③스마트 횡단보도의 3가지 사업에 선정됐다. 예산은 전부해서 40억이고, 절반은 국비, 16억은 시비다. 버스쉘터가 기존 BIT형 정류소와 다른 점은 다양한 스마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가령 와이파이, 무선충전, 통영시 고시정보, 냉난방, 공기정화 등을 들 수 있다. 시내버스 운행정보 제공은 기본. 종종 버스정류장에 승객이 대기하고 있어도 버스기사가 못보고 무정차 통과하던 사례가 있었는데, 이를 개선해 버스쉘터 상단 디스플레이에 대기승객이 있음을 표시하도록 했다.

현재 버스쉘터는 노산마을 새통영농협, 죽림 향교마을입구, 용남초등학교, 청구아파트, 미늘고개, 무전동 새마을금고, 고려병원(이상 오픈형), 북신 해모로 아파트, 디지털플라자, 무전 하나은행, 죽림주공아파트, e마트 옆(이상 하이브리드형) 등 12군데에 설치를 완료했다. 통영시는 버스쉘터의 불편한 점도 지속적으로 파악 중이다. 대부분 버스정류장소가 도로 쪽으로 개방돼 있어 승객이 도로로 내려갔다가 대기실로 들어가는 구조로,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장마철에 물이 고인 도로로 내려가는 불합리한 점을 개선해 인도에서 곧장 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동절기에 반응이 좋았던 온열의자 설치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주차공유, 스마트횡단보도 조성사업도 완료한 상태다. 스마트주차공유는 주차장 무인화 사업으로, 무전동 1~4주차장, 디피랑 1~3주차장. 통영시청 1~2청사 주차장의 주차정보를 관내 재난전광판을 통해 시민 및 관광객들에게 안내하게 된다. 스마트횡단보도는 횡단보도 진입로 바닥에 신호등과 동일한 점멸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경계선을 넘어갈 경우 안내 경고방송을 하고, 안전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계도방송도 지속한다고. 현재 통영 관내 7군데에 설치됐으며, 대표적으로는 죽림 통영체육청소년센터 앞, 주로 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 등이다.

민주주의의 완성은 시민들의 눈에서 나온다. 시민들이 눈을 뜨고 똑바로 쳐다보고만 있으면, 관청은 봉사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식민지배와 군부독재의 피해의식 때문인지, 유독 우리나라 국민들은 공공조직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내는 세금’이 한 푼이라도 엉뚱한 주머니로 홀라당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세월이 많이 흘렀고, 세상도 많이 변했으며 특히나 사람이 달라졌다. 공공기관도, 공무원도 혈세를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고, 그런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노력한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바로 시민들의 주인의식 덕분일 것이다. 

무전동 버스쉘터를 설치하기 전(위)과 후(아래사진)의 모습
무전동 버스쉘터를 설치하기 전(위)과 후(아래사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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