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민선 초대 고동주 시장님께서 향년 88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고 시장님께서는 일제 말기인 1936년 산양 오곡도에서 출생,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1963년 면서기로 관계에 투신해 통영 부군수, 충무 부시장을 역임하고, 1995년 민선 1,2기 통영시장에 선출되었다.

당시 고 시장은 관광이 향후 통영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하여 미륵도 관광특구 지정,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추진, 시내 간선도로 4차선 확장, 대전-진주간 고속도로의 통영 연장 등 현재 통영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정동영 전 경남도의원
정동영 전 경남도의원

또한 통영의 컨텐츠라 할 있는 통영만의 문화와 예술에도 큰 업적을 남겨서 윤이상을 주제로 한 통영국제음악제, 유치환의 청마문학상 제정은 물론 통제영 복원의 첫 단추 역시 고 시장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고 시장의 혜안으로 통영은 종래 수산 위주의 1차 산업에서 관광을 접목한 3차 산업으로 급속히 변모하여 왔으며,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경남 제일의 관광도시로 그 명성을 떨쳐 왔지만, 최근 들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이러한 명성이 퇴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통영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필자는 현재 창원에 있는 경남관광재단의 통영 이전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경남관광재단은 지난 2019. 12. 「경상남도 관광재단 설치·운영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이듬해 5월 재단등기와 아울러 대표이사가 취임, 창원 컨벤션센터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도내 관광산업의 진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경상남도가 출자하여 만든 관광재단은 당시 한국관광공사 파리 지사장을 지낸 김진활씨를 대표이사로 선임, 큰 기대를 모으며 출발했으나 대표이사가 지역에 아무런 연고가 없어 업무 추진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다가 2021년 6월 자진사퇴 하였다.

그 후 1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경남관광재단의 대표이사직은 공석 상태로 유지되면서 본 재단의 설립 취지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코로나 사태 종식 후 봇물 터지듯 관광과 여행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경남관광의 중추 기능을 수행할 본 재단의 역할이 아쉽기만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경남관광재단을 현재 창원에서 통영으로 과감하게 이전하면서 재단의 설립 취지 달성은 물론 지역의 균형발전까지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본 재단이 창원에서 설치되게 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 추측되는데, 먼저 도청소재지가 창원이니 산하기관인 재단은 당연히 창원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행정편의주의적 이유와 창원컨벤션센터 내에 재단을 둠으로써 각종 기업 및 국제회의를 유치하려는 부가적 이유가 그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관광산업의 진흥과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다고 설립한 재단이 관광산업의 비중이 낮은 창원에 행정편의적 접근으로 설치된 것부터 잘못된 것이며, 더구나 관광산업 중 부차적 성격을 갖는 회의 유치 등을 이유로 창원컨벤션센터 내에 설치된 것도 잘못된 일이다.

따라서 본 재단은 관광산업이 도내에서 가장 발달해 있으면서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통영으로 이전하는 것이 본 재단의 설립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되는데, 특히나 최근 경남도가 부산, 전남과 함께 남해안권 관광청 신설 등을 골자로 범 남해안 관광벨트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어 지금이 바로 경남관광재단 통영 이전의 적기라고 판단된다.

특히 박완수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때 통영의 관광 활성화를 지역 대표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으며, 얼마 전 통영시민과의 대화에서도 남해안 관광의 중심지로 통영을 육성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만약 본 재단이 통영으로 이전해 온다면 부산은 국제회의와 대규모 모임 등에 특화된 것으로 통영은 휴양형 내지 중소형 모임에 특화된 것으로 각각 개발해서 두 곳 모두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통영은 명실 공히 경남 제일의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풍광은 남해안이 제일이며, 남해안 풍광은 한려수도가 제일이니 한려수도의 중심인 통영은 더욱 말해 무엇하리! 아무리 좋은 풍광을 가지고 있어도 때와 사람을 만날 때 다시 각광받을 수 있는 것처럼, 남해안 관광이 새롭게 모색되는 이때에 박완수 지사가 고향을 위해 경남관광재단을 통영으로 이전하는 결단을 내려준다면 재단도 통영도 모두 윈-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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