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이 소멸했다. 지난 10일 통영 앞바다를 통해 상륙한 다음 한반도를 따라 종주하며 북상한 뒤 열대저기압부로 세력이 약화되면서 태풍으로써의 일생을 마쳤다. 해상에 태풍특보와 풍랑특보가 발효되고, 순간풍속 초속 10~18m로 부는데다가 비까지 내려 행여 인명 및 재산피해가 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다행이도 별다른 큰 피해는 없었다.

김숙중 편집국장
김숙중 편집국장

그런데 본 기자는 이를 이미 예견했었다. 한산대첩축제 일부 일정 취소, 마지막 이틀간 일정 불투명 소식 관련해 지난 8일 본지 보도내용을 보자.『제6호 태풍 카눈은 8일 오전 10시 현재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300Km 부근 해상에 있다. 시속 3Km의 속도로 북북동으로 진행 중이며, 최대풍속 초속 35m의 강한 태풍이다. 이미 일본 오키나와에는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상륙했을 때 피해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기상청은 “이 태풍은 96시간 이내에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속 3Km로 이동할 경우 96시간이면 채 300Km도 되지 않는 거리다. 일본 큐슈에 상륙하면서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면 세력이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큐슈를 지나간 뒤 대한해협을 건너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또 다시 세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상의 경우 현재의 폭염과 열대야를 한번 씻어주는 고마운 태풍이 될 가능성도 있는 셈. 이 경우 올해 한산대첩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게 된다. 재난에 대해서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함은 물론이다.』본 기자가 기상학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오로지 반백년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에만 의지해 내린 추정이었는데, 졸지에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해 버렸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기상청이 호들갑을 뜬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괜히 이번 태풍은 위력이 대단하지 않고, 피해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보했다가 틀리면, 그 책임을 감당 못하게 된다. 차라리 호들갑을 떨자. 그래서 피해가 안 생기면 더 좋은 일 아닌가?”라고.

대비는 충분할수록 좋다고 했으니, 틀리긴 했어도 나쁜 예보가 아닐 수는 있다. 그런데 “기상청의 존재목적이 그런 것은 아닌데”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카눈대비로 호들갑 떨며 쏟아 부운 유무형의 국가자원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기상청이 연간 4700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면서, 담당자 몸보신을 위해 지방신문 기레기만도 못한 기상예측을 한다는 게 사실이라면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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