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교수 김남길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김남길

한일 양국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한국 정부 시찰단 파견에 합의한 이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놓고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그 위해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일본 정부의 지난 22일 방류 개시 결정에 따라 24일 보관 중이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핵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반핵 단체와 환경 단체 등을 중심으로는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내세우고 있고, 핵관련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은 오염수 방류가 해양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년 여름 내내 이어지고 있는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필자는 지난 7월 6일 오후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후 방류의 국내 영향” 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주제발표는 정용훈(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의 “후쿠시마 오염수 발생, 처리, 방류와 영향”, 서경석(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박사의 “후쿠시마 방류수의 해양확산 시뮬레이션, 강건욱(대한핵의학회 회장・서울대 핵의학과)교수의 후쿠시마 방류수의 방사능과 인체영향” 이라는 내용으로 이루어졌으며, 백원필(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의 사회로 김성환(카톨릭대학교 암병원장,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윤순창(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명예교수 등의 원로 학자들과 곽재원(아주경제) 논설위원장의 토론과 자유토론 등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열띤 논의가 이루어졌다.

필자는 이러한 갑론을박에 대해 이날 세미나 참여를 통해 얻은 과학적 논점과 해양생태학을 연구하는 학자적 입장에서 어떤 정치 논리에도 편중되지 않은 나름의 논리를 전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정용훈 KAIST 교수에 따르면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슘 137이 의도치 않게 바다로 흘러들었는데 2011년 4월 중순의 농도는 약 1억 mBq/L 이었다고 하였다.

2023년 6월 방류대상 탱크의 세슘 137의 농도는 170~370mBq/L로 일본은 희석해 바다에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2011년 이후 현재 우리나라 연안 생태계나 수산물에 문제가 발생했어야한다는 것이 정 교수 발표의 요점이다. ​

그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앞바다부터 센다이만까지 세슘이 최대 1억 mBq/L까지 올랐고 근처 앞바다도 수백만 mBq/L까지 올랐으나 우리바다에 미친 영향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그는 또한 23년 6월 26일 후쿠시마 해수의 세슘 137의 농도는 300 mBq/L 이하로 방류 후에도 우리바다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방류할 총량이 자연계에서 내리는 양보다 적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된 세슘 범벅 우럭 등에 대해 정 교수는 "제1원전 앞바다에 내항이 있다. 방파제가 있고 입구를 그물로 가둬뒀다. 연구 샘플링을 위해 거기에 살고 있는 우럭의 방사선을 측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우럭을 먹었다 치자. 실제 잡은 우럭은 300g이었지만 1Kg으로 환산하면 0.23 mSv(밀리시버트)가 되는데, 이 양은 국내산 자연산 1kg 전복을 섭취했을 때 받는 0.45 mSv와 유사한 양"이라고 주장하였다.

서경석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하면서 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자체적으로 3차원 오염수 해양확산 모델을 개발하여 연구한 결과 "오염수가 1년이 지나면 태평양 중앙부, 2년 후 하와이 근방, 5년 후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10년 후 약 0.001 Bq/㎥, 즉 10의 –6승 Bq/L정도 확산되는데, 이는 매우 적은 양이어서 분석기기로도 검출하기 힘든 농도"라며 중국 "칭화대도 유사한 확산시뮬레이션을 했고 우리 연구팀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하면서, '오염수가 우리나라 바다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미미하다'는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서 박사는 "미래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와 정교성이 고도화된 연구, 생태계 평가연구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며 "오염수 방류 후 과학적 사실 기반의 정량적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어떤 프레임에 갇힌 우리국민의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대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는 "삼중수소는 물 형태로 들어오는데 체중 70 kg의 인체에는 약 40 kg정도의 물을 가지고 있다. 이는 즉 몸에 40 Bq/L의 삼중수소를 가지고 있는 셈"이라며" 삼중수소는 소변, 대변형태로 빠져나간다. 물 1L에는 삼중수소 1~2 Bq/L이 들어있기 때문에 먹는 만큼 들어오고 빠져나가기를 반복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는 또한 전 세계 사람들이 평균 1년간 받는 방사선 양은 2.4 mSv이다. 1960년대 사람들은 연간 10 mSv의 방사선을 받았지만 인체에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여러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오염수를 방류해도 해산물 1Kg당 0.00001 Bq/L 만이 추가된다. 이는 즉 오염수가 방류된 물에서 해수욕을 하고 해산물을 먹으면서 6000억년을 살아야 인체에 1 mSv가 축적되는 수치이며 붉은 육류를 먹고, 해산물을 기피함으로써 암이 더 발생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마지막 토론회에서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명예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은 과학적 사실이 철저히 무시되고 감성적이며 정치적인 구호가 괴담을 압도해버렸다는 점에서 광우병 괴담과 유사하다며 과학기술계와 언론, 대학 등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다.

이 문제는 “오염수”라고 하는 키워드로서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경북, 대전,충남,충북 및 강원지역에서 “핵 오염수의 방류 영향”이란 논제로 한 과학소통 토론회가 연속적으로 개최될 정도로 과학기술계의 핵심 주제어가 되어 왔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 발표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후쿠시마 오염수는 우리나라 바다와 우리 해역에서 어획되고 양식되는 우리 수산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는 사실일 것이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이날 세미나에서 오염수의 방류 영향과 관련한 학자들의 논리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믿고 싶다.

왜냐하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측정한 세슘 137의 농도가 최대 1억 mBq/L까지 올랐고 근처 앞바다도 수백만 mBq/L까지 올랐을 뿐만 아니라 2011-2013년 도쿄전력이 매일 100톤씩 오염수를 유출, 방류해 놓고도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들통난 사실을 보태더라도 후쿠시마 사고 이후 12년이 훨씬 지나 우리바다에 오염수가 두 번이나 도달하고도 2년이 지났을 오늘날까지 우리바다의 뚜렷한 세슘 농도 변화가 왜 나타나지 않고 있는지? 또 세슘 농도가 이전의 기준치를 초과하는 어・패・조류는 왜 관찰되지 않는지 자문해 보고, 우리바다 해수와 수산물의 방사능과 관련한 조사, 분석 결과를 내어 놓은 정부와 공공 연구기관의 발표 결과를 놓고 본다면 이제까지 오염수는 우리 수산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만큼은 확실하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섰던 학자들은 정치와 전혀 무관한 학자들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에선 우리 수산업과 어민들을 보호한다고 하는 다양한 주장과 퍼포먼스로 도리어 우리 수산업에 패악을 끼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수산시장에서 해수를 음미하는 행동은 다분히 정치적인 쇼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해양수산부와 식약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3월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국내 생산단계 및 유통단계 수산물에 대하여 방사능 검사를 약 76,000건 실시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하며, 이것은 지난 12년간 우리나라 연근해는 물론 양식되고 있는 수산물에 대하여 검사하고, 또 검사해서 나온 결과라고 한다.

이렇게 수없이 많은 반복적인 검사와 정밀 분석을 통해서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음에도 괴담은 멈추지 않고 확신에 찬 프레임에 갇힌 닥치고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 어민들이 오염수 방류를 극렬하게 반대하는 건 생사가 달린 업의 문제여서 지극히 당연한 처사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을 불신하고 너무 자주 지나치게 중구난방식으로 오염수 문제를 제기하다 보면 실제로 오염수의 방류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음에도 이미 우리바다 우리 수산물이 오염수에 의해 오염되었다고 하는 프레임에 갇혀 오염수가 수산업계의 불황과 빈곤을 가속화시키는 트리거로서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수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수도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정부의 대일 외교에도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여 한일관계를 회복시키고, 재건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의 좋은 감정으로 우리 외교팀은 물밑 외교를 통해 우리가 오염수 방류를 내놓고 지지할 수 가 없다. 그래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처리부터 방류까지 단계별로 공개한 안전성 평가 자료와 정보를 가지고 우리 국민을 설득하려고 한다 라고 일본을 선제 설득한 후, 그것으로 끝내지 말고 기시다 총리의 한국 답방이 확정되기까지 외교채널을 총 동원하고 물밑대화를 통해, “기시다 총리” 이번 답방에 우리에게 선물하나 들고오시오, 선물이란게 무어가 있겠소? 우리 야당이 저렇게 극렬히 반대를 외치고 있고, 우리 국민들은 오염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야당에서 추천한 전문가와 우리 정부가 추천한 전문가가 한팀을 이루어 후쿠시마 오염수 채수 및 처리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면 우리 국민들의 반일 감정도 누그러뜨리고 우리 야당도 설득할 명분이 생기지 않겠소 라는 물밑 외교를 통해~~중략.

그러나 일본 기시다 총리는 무엇이 두려운지, 무엇을 감추고 싶은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우리 대통령의 요구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일본 어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4일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삼중수소”이다. 세슘-스트론튬 등 오염 처리수 중에 남아 있는 방사성 물질은 다핵종제거설비(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지만 삼중수소수(HTO)는 화학적으로 물과 특성이 동일하므로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소량의 고농도 삼중수소수에서 삼중수소를 뽑아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량의 저농도 삼중수소를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렇게 삼중수소 외에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이 제거된 물을 ALPS 처리수(ALPS treated water)라 하는데 이것이 소위 오염수라고 하는 방류수이다.

그린피스는 '2020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수 위험을 축소하기 위해 삼중수소만 강조하고 있다"면서 "삼중수소 말고도 오염수에 들어 있는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 등 방사성 핵종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탄소-14는 장기적인 방사성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될 물질이지만 알프스(일본 원전 오염수 처리 시설)는 이를 제거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티머시 무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생물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 '삼중수소'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LPS를 통해서도 걸러지지 않는 게 있는데 그중 하나가 삼중수소 인 것은 분명하다.

무소 교수는 국내 언론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 등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몸 안에 쌓이게 되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도쿄전력이 삼중수소 베타선이 피부도 뚫지 못할 만큼 투과력이 약해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하고 있지만, 삼중수소가 체내에 들어오면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수석 원자력 전문위원 역시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능 핵종이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며 "도쿄전력은 축적 효과, 먹이사슬을 통한 영향 등 삼중수소와 기타 방사능 핵종이 해양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오염수에 섞여서 방류될 삼중수소가 장기적으로 체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과 자료 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방류구에서 몇 킬로미터만 떨어지면 민물 수준의 삼중수소 농도로 떨어진다"며 "거기에서 조금 만 더 가게 되면 원래 바닷물속 삼중수소 농도였던 리터당 0.1 Bq로 떨어진다"고 밝혔습니다.

마찬가지로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도 "반경 2~3Km만 지나도 한강물 수준으로 삼중수소 농도가 떨어지는데 해류를 타고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까지 오면 검출되는 게 없다"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삼중수소가 체내에 들어오더라도 10일 정도면 배출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탄소-14와 삼중수소를 포함한 오염수 방류의 영향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우리바다의 관측점에서 채수한 해수와 우리 해역에서 잡힌 수산물에 대한 지속적이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그 영향을 구명해야 하고 일본 후쿠시마 연안은 물론 주변해역에서 어획된 수산물의 오염수 영향 분석결과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유와 공개를 통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해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믿겠지만 지속적인 감시와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이웃 국가들의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치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끝으로 삼중수소의 위해성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참여시켜 삼중수소에 대한 생물독성 등 생물 검정 실험을 통해 그 위해성에 대한 논란울 종식시키고, 생태계내에서 먹이망과 먹이사슬을 통해 이루어지는 오염수와 관련된 생태적 축적 물질을 면밀하게 조사, 분석하고 그 정보를 국민들과 공유함으로써 우리 수산물에 대한 오염수의 방류 영향 유무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우리바다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담보받고 과학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조사, 분석결과를 통해 오염수와 관련한 갑론을박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괴담을 종식시켜야 할 것이다.

※ 본 기고문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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