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영향 양식업 하던 20대 청년, 수산물쇼핑몰로 인기몰이, 이젠 내실있는 100억 매출 회사 꿈 키워

 먹푸드 김종선 대표
 먹푸드 김종선 대표

환한 미소는 통영 수산물의 밝은 미래, 억센 팔뚝은 우리 수산물에 대한 믿음을 상징한다. 부친 덕분에 초중고를 전부 다른 지역에서 졸업했고, 피치 못해 통영에 터 잡고 눌러 앉은 부친을 돕다가 수산물 사업에 뛰어든 30대 청년 사업가 김종선(33)씨. 오랜 기간 네이버 쇼핑몰 멍게류 판매 1위를 지켰던 통영 먹푸드가 그의 사업체.

삼천포 태생으로 초등학교 졸업한 김종선 대표는 이후 중학교는 진주, 고등학교는 경기도 성남에서 마치고, 대학에서는 당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중국비즈니스학과를 졸업한 ‘다사다난’한 학력의 소유자다. 통영에 정착한 것도, 이 사업을 시작한 것도 부친의 영향을 받았다.

지금도 경영하지만, 양식어민들을 위한 냉동사료 판매업을 하던 부친은 밀린 외상값 받으러 왔다가 아예 통영에 눌러 앉았단다. 대학 졸업 후 부친을 도와 종종 냉동사료를 배달하다가, 2011년쯤 풍화리에서 1.75ha정도의 양식장을 인수해 바다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갓 대학졸업생이 무슨 자본이 있었겠는가. 부친의 재정적 도움을 받은 것.

주로 볼락(조피볼락 등)과 참돔·감성돔·돌돔을 키웠다. 치어, 중간육성 가리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양식업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는데, 2017년 경남 양산 출신 아가씨와 결혼하고, 아들까지 태어나자 새로운 사업을 위해 2019년쯤 양식장을 처분했다. 이후 경기도 광주로 이사해 개인마트를 운영했는데, 한번 맺은 통영바다와의 인연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

마트를 운영하던 중 통영의 지인으로부터 알굴을 받아서 팔아보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아예 수산물도매업을 병행했는데, 이때가 2020년으로 지금 먹푸드의 시작점이다. 알굴뿐 아니라 젓갈류도 함께 취급하며 자신의 개인마트에도 진열했고, 거래하던 식자재마트 등에도 납품하다가 불현 듯 1년 정도 뒤에 권리금 얹어서 처분하고 다시 통영으로 내려왔다.

김종선 대표는 “마트 하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소매유통업 하는 재미에 빠졌다”며 “초반에 물건을 받아 줄 거래처를 확보해야 하고, 밑자락을 깔아야 하는 도매업 대신 수산물 소매업인 쇼핑몰을 운영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짧은 기간에 안착하는 행운도 따라줬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대면소매업은 타격을 입었지만, 비대면 쇼핑몰은 매출이 증가하던 때였다.

김종선 대표는 “작년 5억 정도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0억 이상 기대한다”며 “전체매출의 1/3은 하나로마트, 나머지는 인터넷에서 팔리며, 인터넷매출의 90%는 네이버쇼핑몰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먹푸드 주력상품의 하나인 멍게의 경우 네이버쇼핑몰에서 오랫동안 멍게판매 1위를 차지했었다. 현재는 3위로 내려갔지만, 다른 업체들이 몇 천 만원의 광고비를 지출하면서 오른 1위지만, 김종선 대표의 먹푸드는 광고비 한 푼 들이지 않은 3위인만큼 순도가 훨씬 높은 것.

때로는 사업체의 명칭이 사업승패를 가르기도 한다. 먹푸드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먹방? 푸드파이터? 김대표는 “내 아들이 막 말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뭔가를 먹고 싶으면 전체 문장을 말하지 못하고 대신 ‘먹! 먹~’이라고 한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먹’에다 ‘food’를 붙여 ‘먹푸드’라고 상호를 지은 것. 간단명료하고, 기억하기 쉬운 게 장점이라고.

하지만 기억이 쉽고, 간단명료한 상호만으로 지금의 결실을 맺었다고 오판하면 안된다. 김대표는 “쇼핑몰은 경쟁이 치열하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자리 잡기 어렵다”며 “다른 업체의 상품후기를 분석해서 나만의 판매 전략을 짰다. 또 쇼핑몰 주요 소비자가 젊은 가정주부들인데 내 처와 같은 세대이다 보니 소비성향을 더 잘 분석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일에 대한 열정도 빼면 안 되고.

김종선 대표는 “멍게는 호불호가 강한 수산물인데, 의외로 즐기는 분들이 많다”며 “직접 손질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활멍게, 직접 손질을 원치 않는 소비자들은 위해 알멍게를 판매한다”고 말한다. 멍게를 선호하는 분들은 충성도가 높아 재구매율이 높은 데다, 연중 판매가 가능해서 멍게판매가 전체매출의 2~30%나 된다.

김종선 대표는 “지금까지는 생굴을 주력상품으로 하지 않았는데 올해부터는 생굴의 판매 비중을 늘릴 예정”이고, “홍가리비 판매량도 높은데 이 역시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산양읍 풍화리에서 동호동으로 공장을 지어 이전한 이유다.

김종선 대표의 원칙은 ‘외상거래 사절’이다. 부친이 통영에 정착한 계기를 생각하면 이해되고도 남는다. 그는 “매출을 늘리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인근에 승승장구하던 수산물 쇼핑몰이 지금 허물어진 것도 외형확장만 했기 때문”이라며 “실속있는 매출이 중요하다”고. 그래서 얻은 결론은? “내년엔 무난하게 3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젊지만 김대표의 경영철학은 확고하다. “다른 업체들을 보면 직원들을 상시로 고용하지 않고, 잠시 썼다가 시즌 끝나면 그만 두게 하는데,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직원들과 함께 가고 싶다. 바쁠 경우 파트타임을 몇 명을 활용하는 경우는 있어도, 채용된 직원을 비시즌이라고 그만 두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최소한 매출 100억 원의 탄탄하고 실속있는 회사로 키우고, 직원도 30명 이상 고용하고 싶다”고. 창대한 끝을 기대하는 그의 현재는 직원 2명이라는 미약한 출발.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을 갖춰야 한다. 그는 “가공식품까지 취급하고 싶다. 현재도 일부 수출은 하는데, 가공식품을 만들어 내수용, 수출용 모두 출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일본 원전오염수 방류라는 걸림돌을 만났지만 김종선 대표는 “워낙 이슈가 되다보니까 구매력과 소비가 위축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역시나 젊으니까 긍정적이다. 수산1번지 통영의 미래는 청년사업가들의 어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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