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전혁림 화백은 고향 통영에 미술관 하나 없는 점을 평생 아쉬워했다고 전해진다. 마침내 2003년 전혁림미술관을 개관했고,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이 위대한 화가는 2010년 타계했는데, 5주기를 맞은 2015년 전혁림예술제를 시작했고 전혁림미술상도 시상했다. 당해 수상자는 이듬해 전혁림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여는 것이 관례가 됐다.

전혁림미술관 개관 20주년기념, 제9회 전혁림예술제(전혁림예술제운영위원장 김이환)가 지난 7일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전혁림미술관에서 열린다. 올해 제9회 전혁림미술상에 홍영숙 작가가 선정됐다. 홍영숙 작가에게는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전영근 전혁림미술관장, 김이환 전혁림예술제 운영위원장, 정점식 국회의원, 천영기 통영시장, 김미옥 시의장, 강성중·김태규 도의원, 신철기·박상준·조필규·배윤주·김혜경·김태균·김희자 시의원, 류태수 한산대첩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일룡 통영문화원장, 정영만 통영문화유산협회 이사장 등 많은 내외귀빈들이 참석했다.

전혁림미술상은 우리나라 근현대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전혁림 화백의 공적을 기리고 앞으로 전혁림 화백의 불굴의 의지와 투철한 작가정신을 이어 나갈 장래가 촉망되는 중견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수상자인 홍영숙 작가는 “미국에 있을 때 전혁림 화백이라는 훌륭한 작가에 대해 알게 됐다”며 “오늘 미술상을 받고, 전혁림 작가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들의 마음을 가슴에 담고 작품 활동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혁림 화백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이환 운영위원장은 “통영에 들어오면 맨 먼저 만나는 아파트 벽면에 선생의 작품이 그려져 있다. 이런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미술관 안내판이 없는 것은 섭섭하더라”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유도했다.

정점식 의원은 “청와대 인왕홀에 걸린 그림을 통해 전혁림 화백을 처음 알게 됐고, 통영지청장 부임하니 지청 내 화백의 대형그림이 선생의 작품인 것을 알고 너무 반가웠다”는 일화를 언급하며 “통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덕담했다.

올해 전혁림예술제 기간 중에는 작년 제8회 수상작가 초대전(10월 7일~22일), 통영미술협회 초대전(10월 17일~22일)도 함께 개최된다. 허은경 작가의 보태니멀 시리즈에 그려진 대상들은 얼핏 보면 식물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한편 곤충이기도 하고 동물이기도 하다. 보태닉(botanic)과 애니멀(animal)이 더해진 이 시리즈는 동물과 식물이라는 오래된 분류와 아름다움과 낯선 상상력의 경계를 가볍고 유쾌하게 뛰어넘는다.

전혁림 화백은 통영에서 태어나 제2회 1953년 국전國展 특선을 시작으로 1962년 제5회 부산시 문화상을, 제1회 1984년 충무시 문화상, 1996년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 2010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하고, 한국 근·현대 명화 100선전에 2점의 작품이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2005년 구십, '아직은 젊다 전시'는 화업 76년을 마무리하고, 평생 예술에 대한 열정을 꽃피운 전시로 미술계에 큰 충격과 높은 평가를 받은 전시로 평가되기도 했다.

전영근 미술관장은 “다양한 통영작가들의 작품을 미술관에서 관람하며 함께 풍요로운 결실의 의미를 가지는 뜻 깊은 시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