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억 투입 2025년 준공, ‘아치교 & 익스트림 체험형’ 오션뷰케이션도 계획

문화예술 콘텐츠로는 무궁무진하다는 예향 통영에 정작 부족한 것은 관광 하드웨어일까?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어드벤쳐타워 이후 관광인프라 건설에 갈증을 느꼈던 통영시가 야심차게 산양읍에는 조망전망대, 충무교 주변에는 오션뷰케이션 건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영시 관광과에 따르면 산양읍 달아공원 일원에 남해안 명품전망공간 일명 달아전망대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다. 투입되는 사업비는 37억 6300만 원이며, 이 중 18억 8100만 원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로, 13억 1800만 원은 통영시비로, 나머지 5억 6400만 원은 도비로 충당한다.

국토교통부의 ‘2023 해안 및 내륙권 발전사업’ 중 ‘남해안 명품 전망 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되면서 가시화된 이 사업은 지난해 5월 통영시와 국립공원공단이 위․수탁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현재는 국립공원공단 동부지역본부에서 건설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올해 초 공공건축 기획심의를 완료하고, 지난 9월 환경부에 국립공원계획 변경 신청을 마친 가운데, 조망전망대에 대한 설계공모 결과 최종안을 선정한 상태다.

선정안을 보면 일반적으로 전망대하면 생각하는 타워형(tower-type)이 아니라, 링형(ring-type)이다. 조감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의 달아공원을 둘러싸는 형태다. 지름 40m, 둘레 150m에 폭 폭 3m정도의 전망보도가 조성되는데, 특이한 것은 전망보도가 지면과 수평이 아니라 기울어진 모양으로 조성된다는 점이다.

달아공원 주차장에서 걸어 올라와서 전망대에 진입하면 약간의 경사로를 올라가는 형태인 것이다. 본지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반형’이라고 설명했는데, 통영시는 이미 별칭도 잠정적으로 마련해서 일명 ‘달아링(Dara-ring)’으로 부르고 있다. 통영시에 따르면 달아전망대는 내년 3월 실제공사에 들어가 연말쯤 준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무운하교 인근에는 도천동과 미수동을 연결하는 교량이 신설되고, 이 교량에서 관광객들이 익스트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교량의 모양이나 세부설계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미수동 연필등대에서 판뎃목 건너 도천동 한우리교회 앞에까지 아치형 교량을 건설할 계획은 분명해 보인다. 소위 ‘통영항 오션뷰케이션 조성사업’으로 통영시가 아이디어를 만들어 문화관광체육부에 제안했고, 지난해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됐다.

투입 예산은 총 193억 9500만 원이다. 96억 9800만원이 국비로 충당되고, 도비 29억 여 원, 시비 67억 8800만원이다. 아치형 연결교량에는 스카이워크, 전망공간 등이 설치되고, 관광객들이 안정장구를 갖추고 교량아치를 걸어서 체험하는 ‘익스트림 클라이밍’을 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 경우 체험의 강도를 높이려면 전망대는 물론 클라이밍의 높이도 중요한데, 이곳은 선박들의 주요항로여서 충무교 만큼은 높아야 한다. 오션뷰케이션에 건설될 연결교량의 형하고는 무려 25m나 된다. 충무교의 형하고는 18m다. 형하고는 수면에서 교량하부까지의 수직높이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충무교 바로 인근에 충무교보다 더 높은 도보관광 및 항구조망 교량이 건설되는 셈이다. 동충 강구안브릿지의 대형버전이라고 보면 대충 비슷하다. 말도 탈도 많았던 강구안브릿지의 형하고는 13m다. 교량높이가 강구안브릿지의 2배에 이른다면 진입경사로는 자연스레 길어질 수밖에 없다. 승강기도 설치될 예정이지만, 도보 진입로는 거의 100m에 이를 것 추정된다. 도천동에서는 한우리교회 앞에서부터 해저터널 주차장에까지 이어지고, 미수동에서는 연필등대에서 대영유토피아 빌딩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션뷰케이션이라고 명명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교량에서 통영항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설이다. 스카이워커, 전망공간이 브릿지 위에서 체험하는 시설이라면, 익스트림클라이밍은 아치 위에서 하는 체험이다. 시드니 하버브릿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처럼 관광객이 안정장구를 갖추고, 브릿지의 아치 위를 걸어서 체험하는 것을 벤치마킹했다. 조류가 강한 바다 위 아찔한 높이에서의 체험이라서 ‘짜릿함’을 원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시중에서 통영반도와 미륵도를 잇는 짚라인 익스트림 체험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통영항 오션뷰케이션에는 이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통영항 오션뷰케이션 사업은 내년 초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하고, 1년 뒤인 오는 2025년 2월 착공한 다음 2026년 연말쯤 준공할 계획이다. 원래는 지난 6월말에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용역이 완료됐어야 하나, 남부권 광역 관광개발 사업비가 확정되지 못한 돌발 상황 때문에 용역이 일시 정지된 상태다. 다만 현재는 내년 사업비 예산이 확정됐기 때문에, 향후 전체일정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돌고 돌아 제자리인걸까? 관광하드웨어 전성시절이 있었다. 통영시가 곤돌라형 케이블카를 성공시키니 너나없이 지자체마다 케이블카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어디에나 하드웨어가 있으니 갑자기 콘텐츠가 중요해졌다. 여행과 관광에 뭔가 개인적인 것 이상의 의미를 두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통영은 그 콘텐츠를 다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이젠 다시 하드웨어 전성시절로 복고하는 걸까? 아니다. 경남권만 하더라도 어느 지역으로 가나 다양한 하드웨어로 재무장 중이다. 차별화된 하드웨어와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고, 어우러져야 한다. 통영은 서 말 구슬을 잘 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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