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잡아 보는 것인가, 통영고성 지역민을? 또 낙하산을 내려 보내더라도, 시쳇말로 작대기를 공천해도 지역민들이, 지지자들이 군소리 없이 찍어줄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

국힘 혁신위가 내년 총선에서 지도부·친윤계·중진의원들에 험지출마를 하거나 아니면 불출마할 것을 요구한 혁신안을 최근 발표했다. 모일간지 보도에 의하면 여기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은 39명에 이르고, 통영·고성 지역구 재선 정점식 의원은 친윤계로서 여기에 포함돼 있다.

김숙중 편집국장
김숙중 편집국장

이는 지역민심을 한 치도 고려하지 않았고, 오히려 지역민을 우습게 여기는 처사임이 명백하다. 국힘 혁신위로서는 만일 정점식 의원이 수도권에 출마하거나, 불출마해서 공석이 만들어지면, 우리 지역구에 새로운 검찰 특수부 출신 인물을 공천할 심산으로 보인다. 허나 아무리 보수적 정치색이 강한 통영고성이라도 이곳을 정치신인의 총선 시험장 또는 손쉬운 데뷔무대 쯤으로 여기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곳은 인구감소와 조선업 불황으로 이젠 생존의 위기감마저 느끼는 곳이며, 관광휴양도시임에도 수도권 주민들의 접근성에 취약한 곳이라 리스크 높은 관광사업 아이디어만 나오면 고심이 깊은 지역이다. 통영시와 고성군은 오랫동안 지역 문화산업의 중심지였던 자부심이 넘치는 고장들이며, 같은 고장이라도 넓은 해양과 지상권역을 갖추고 있어서 마을마다 이해관계가 다를 정도다.

재선이라고 해도 1년짜리 보궐을 포함해 이제 겨우 지역구 면면을 충분히 파악하고, 이해했을 정점식 의원으로서는 3선이 돼야 비로소 다양한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을 텐데, 느닷없이 교체하란다면 통영고성 주민들은 대통령-도지사-국회의원-시장이 전부 여당으로 짜인 황금 기회를 놓칠까 걱정이 앞선다.

통영고성 지역구는 내년 총선에서 현역 정점식 의원과 경쟁할 마땅한 야당후보마저 보이지 않아서, 사상 두 번째 무투표 당선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야당엔 섭섭하게 들릴지 몰라도 총선당락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된 정점식 의원이 지역구 발전을 위해 고심할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측면에서 보자면, 정치신인이 낙하산으로 오는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여건인 셈이다.

제반사정과 지역구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혁신위의 발표는 제고돼야 한다. 물론 정점식 의원도 고분고분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통영·고성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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