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는 메이저리그다. 축구는유럽이 메이저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마이너다. 메이저 중에서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는 빅리그라 불린다. 야구는 미국의 메이저리그가 빅리그다. K-리그나 KBO는 빅리그 만큼 세계시장에서의 매력과 가격이 높이 매겨져 있지 않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빅리그를 가면 뭔가 영전(榮轉)하는 기분, 출세(出世)한 느낌이 드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빅리그가 괜히 빅리그는 아니다. 선수들의 몸값, 경기력, 경기장과 관중 편의시설, 그라운드 관빅리그는 리상태, 구장경영시스템, 방송시스템, 관중, 시청자, 광고주 등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분야에서 빅리그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엿한 세계10위 경제대국에 세계 제1의 기업체도 가지고 있고, 충무로 영화와 K-팝은 세계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으며, 부분적으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본지가 마련한 것이 ‘관광업계의 빅리그 되자’ 전문가토론회다. 지난 28일 오후 본지 지면평가위원실에서 열린 이 토론회에는 이승민 통영시의원(기획총무위원회), 백철기 통영시청관광과장, 김혁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 김용호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백철기 관광과장은 토론회 당시에는 지역경제과장이었지만 이미 관광과장으로 전보인사가 난 상태여서 참석했다.

본지의 취지는 해양자연환경이 빼어나고, 역사적 유산이 풍부하며, 문화예술전통이 눈부신 통영이라면 관광업계의 빅리그로 손색이 없으니 그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김혁 사장도 “토론회 주제가 인상적이었다”고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왜 빅리그, 메이저가 되지 못 하는가? 질문하는데, 그렇다면 나는 우리가 왜 메이저가 돼야 하는가? 메이저는 좋은 것인가?”하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전략전술도 없이 규모를 키우는 ‘물리적인 메이저’는 반대한다며 “가치적인 메이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광업계 빅리그되자' 토론회, 다양한 아이디어 쏟아져

빅리그? 왜 꼭 빅리그여야 하나?
백철기 관광과장은 “관광객이 100만 명이나 감소하는 등 예전 같지가 않다”며 “단순히 보고 먹는 관광에서 통영의 문화예술이 녹아든 관광상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임 관광과장은 “통영시도 현재 급변하는 환경에 맞춘 다변화 용역을 추진 중”이라며 “유무형의 인문학적 자산을 활용한 고품격 관광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백과장은 “관광소재를 발굴해서 스토리를 입히고 시민들의 문화마인드를 높이기 위한 자리니만큼, 시정에 접목할 수 있도록 주로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민 시의원은 “지금도 (지역관광업계)마이너리그에는 다양한 관광 아이디어들이 나오는데, 행정이 전부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나 자신도)통영항 요트투어, 케이블카로 미륵산의 밤 투어 등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의원은 “통영을 모르는 사람, 방문하지 않은 사람 거의 없다”며 “지금은 한번쯤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 국제적으로 도약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new)과 복고적인 것(retro)의 합성어인 “지금여행은 뉴트로 시대”라고 강조했다.

김용호 사무처장은 “낚시인구만 700~800만 명이다. 눈도 내리지 않고, 산길도 험하지 않은 남쪽으로 중장년 등산객도 주말이면 넘친다”며 이들을 관광유치 대상으로 설정하지 않는 점을 아쉬워했다. 김처장은 “요트학교와 청소년수련원이 배출한 청소년들이 성인이 돼서 통영의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다”며 그들을 껴안아 친통영 잠재적 방문층을 삼아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물리적 아닌 가치적 메이저 추구
김혁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전문지식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김사장은 동피랑과 미륵산케이블카를 통해 관광객들이 갈구하는 비일상성을 제공했고 ‘인스타바에(인스타그램+사진빨을 의미하는 일본 신조어)’가 보여주듯 SNS의 보편화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성공할 수 있었는데, 케이블카가 난립하며 그 비일상성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통영이 관광 전성기를 다시 맞으려면 세대확장이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비일상성이 사라진 케이블카에 역동적인 액티비티마저 없다면 젊은 세대를 다시 껴안을 수 없을 것이란 말이다.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이곳저곳을 자주 방문하는 경향때문에 최근의 관광객들은 하이퍼호퍼(Hyper-hopper=Hyper+grasshopper,초메뚜기)라고도 불린다. 이들을 머물게 하고, 지출을 하도록 하며, 다시 방문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클로즈드루프(closed roof, 닫힌 지붕)전략과 CFMP(closed festival marketplace)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퍼호퍼를 위한 닫힌 지붕
도시 전체를 하나의 놀이공원으로 만들어 관광객을 ‘닫힌 지붕’ 안에 머물도록 하고, 휴식과 구경, 즐거움과 식사, 상품구매를 모두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CFMP란 동네에서 구입할 수 있음에도, 굳이 닫힌 지붕 안에서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매력적인 상품이어야 하고, 비일상적인 것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패스트세컨드(Fast Second, 빠른 2등) 전략에 따르면 하드웨어 투자와 소프트웨어 투자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마케팅과 R&D에 집중투자해서 업계 1위를 유지하는 것과 1위의 그것을 차용하는 효율성을 선택해 업계 2위로 만족하는 것 중 선택의 문제인것이다. 물리적인 빅리그보다 가치적인 빅리그가 훨씬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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