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양식어업의 메카다. 양식멍게(좌)와 양식진주(사진/인터넷캡쳐)
통영은 양식어업의 메카다. 양식멍게(좌)와 양식진주(사진/인터넷캡쳐)

국내 관광 선도해 온 통영답게 지역특화형 아쿠아리움으로 승부해야

양식업 접목 및 국내 유일 진주양식 관람아이템으로 개발 필요

케이블카를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최초의 지자체, 루지를 국내에 처음으로 유치한 지자체, 바로 통영이다. 통영아쿠아리움을 공약으로 제시한 강석주 통영시장은 위 사례를 들며 항상 앞서가는 관광 아이템을 선보이는 선도적인 관광도시가 통영인것처럼 아쿠아리움 역시 초대형 규모가 아니면서도 어떻게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 되는 통영만의 정체성을 담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다.

통영은 바다의 땅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수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채취어업뿐 아니라 양식어업도 일찍부터 발달했다.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어류양식은 여전히 부자 3대 가는 중이고, 굴양식은 제조업과 관광업이 바닥을 길 때 지역은 든든히 받친 기둥이다. 멍게 역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통영에서만 양식을 하고 있고, 진주양식 또한 통영만의 전유물이다.

 

부산과 여수 사이, 위기가 곧 기회

토론회에서도 제시된 것처럼 통영아쿠아리움이 굳이 대규모일 필요는 없다. 대형수족관을 만든다면 인근 부산아쿠아리움이나 여수아쿠아플라넷을 압도할 정도로 규모가 큰 수족관이어야 하는데, 이 경우 재원을 조달하기 어려울뿐더러 민간자본 역시 유치하기 어려워진다. 통영의 해양수산문화를 담고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통영에만 특화된 아쿠아리움으로도 경쟁력이 충분할 수 있다. 나중에 관광도시로써 국제적인 인지도나 명성이 높아진 뒤라면 통영에 세계최대 아쿠아리움이 건설되는 것을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겠지만, 아직은 그만큼은 아니다.

통영아쿠아리움에는 통영에서 양식하는 어류의 산란·수정·부화 등 해당 어종의 성장과정을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 참돔이나 넙치의 성장과정, 굴유생을 채묘해 수하식으로 양식하는 전 과정, 종묘를 붙여서 멍게성체로 만드는 과정 등은 어쩌면 고래상어, 돌고래, 펭귄 이상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사람이란 희귀한 물건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진주같은 보석이 그렇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역시 인간의 흥미를 자극한다. 진주를 양식한다는 것은, 그리고 만일 그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면 이만큼 흥미로운 요소도 없을 것이다. 통영 아쿠아리움에 갖춰야 할 필수전시관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용남면 진주전시판매장은 이미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사람의 흥미를 자극하는 진주라는 소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 디즈니 영화사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들은 단지 영화만의 흥행을 노리지 않는다.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상업적인 대성공을 거두면서, 등장캐릭터 판매수익도 함께 노리는 전략을 항상 세운다. 초등학교 이전의 자녀들이 사달라고 뗐는데 이길 부모가 세상 어디 있겠는가?

 

최첨단 기술 접목 통영 아이콘으로

지구가 탄생한 뒤 오랜 세월에 걸쳐 바다가 형성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도 고려할 만한 아이템이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해저생물의 등장과 멸종, 현대의 해양오염 실태와 원인을 보여주는 학문적인 분야는 해양생태계 보호와 연계함으로써 해양수산부나 환경부의 예산지원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민간사업자가 선택할 일이지만.

현대의 동물원이나 수족관은 단지 관람시설로서만 기능하지 않고, 학술적인 측면의 기능까지 강조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취약한 부분이긴 하다. 통영아쿠아리움이 이런 기능까지 충분히 해 낸다면, 생물자원을 관리하면서도 관람기능까지 갖춘 통영만의 생태수족관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몬테레이아쿠아리움의 가장 큰 히트상품은 돌고래도, 상어도 아닌 해초라고 한다. 광량과 플랑크톤을 조절해서 해초를 키우는 수조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점은 통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혁 사장은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수족관도 벤치마킹할만하다고 말한다. 자연스런 동선을 따라 수족관은 관람을 하다보면 마지막에는 어느새 보트 위에 탑승하고 있고, 1시간 동안 바다를 유람하면서 돌고래 관찰과 투명아크릴바닥을 통한 바다 속 전망을 한다고 한다. 바다의 땅 통영이 벤치마킹할 만한 또 다른 아이디어다.

통영아쿠아리움에 통영해저터널과 최첨단 영상기술을 접목한다면 대규모 투자가 아니어도 관광객을 매료시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VR체험시설도 고려해 볼 만한 신기술이다.

다만 너무 진지하거나 학구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은 골치 아픈 것들을 떠나고 싶어서, 힐링을 위해서 오는 것이지, 머리를 싸매고 습득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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