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츄라우미의 상징인 고래상어가 있는 메인수조(사진/인터넷 캡쳐)

바다는 모험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과학문명이 최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도 바다는 여전히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유혹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심해(深海)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우주(宇宙)에 대해 가진 것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영원히 바다를 동경하는 것일까?

강석주 통영시장이 민선7기 공약으로 통영아쿠아리움 건설을 추진 중이다. 2022년 개장을 목표로 민간투자자의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며, 총 투자예정 금액은 최대 700억 원 정도다. 장소는 아무래도 옛 신아sb조선소 부지가 될 가능성이 크고, 면적은 최대 1700(500)로 추정된다. 그럴 경우 아쿠아리움 총 수량은 4000톤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영아쿠아리움, 22년 완공 목표
이 정도 수량은 2014년 개장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5220톤이나, 2012년 문을 연 여수 아쿠아플라넷의 6030톤 보다 적고, 2014년 개장한 일산 아쿠아플라넷(4300)과 비슷한 규모가 된다. 물론 국내 최대 규모로 2012년 개장한 제주아쿠아플라넷(1700)이나 일본 오키나와 츄라우미(1만톤), 미국 조지아아쿠아리움(37800), 싱가폴 S.E.A아쿠아리움(45200), 중국 주하이 침롱 오션 킹덤(48700)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지만, 1985년 개장한 서울 여의도 63빌딩 아쿠아리움이 1000톤이고, 2000년 문을 연 서울 코엑스아쿠아리움이 2500. 2001년 개장한 부산 아쿠아리움이 3500톤인 것을 감안하면 절대 작다고만 할 수 없다.

통영시가 계획하고 있는 것처럼 최대건평 500평 역시 여타 이름 알려진 수족관에 비하면 작다고 할 수 있다. 제주 아쿠아플라넷과 일산 아쿠아플라넷은 거의 4000평이고, 여수 아쿠아플라넷도 2000평 정도다. 하지만 건평이 작다고 연면적까지 적으란 법은 없으며, 어떻게 조화롭게 시설을 꾸미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질 수 있다.

700억 투자해 400톤 중급 용량
김혁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통영은 토지보상비를 제외하고 450~500억 정도에 4000톤급 아쿠아리움이면 가능하다연간 7~80만 명이 방문한다고 가정할 경우 26개월~3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한다.

김남길 경상대 교수도 압도적으로 수용량이 큰 수족관일 필요 없다며 오히려 통영의 해양문화,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특화된 아쿠아리움을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85년 국내 최초로 개장한 63빌딩 아쿠아리움 메인수조(사진/인터넷 캡쳐)

규모 작아도 통영정체성 담아야
전제순 통영시 투자유치팀장도 큰 규모가 아니어도 해안에 접한 훌륭한 아쿠아리움이 될 것이라고 어드바이스 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주변에 관광시설이 있기 때문에 두루 관광객을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최고의 시설을 지어놓고 사람이 찾지 않아 흉물로 남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내실 있어야 한다는 통영시의 입장을 전했다. 전제순 팀장은 공약을 제시한 강석주 통영시장도 “(자본이 제한적이라는 조건에서는) 통영특화형 관광아이템이 들어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그렇다면 통영에 특화된 아이템, 통영의 정체성을 담은 아쿠아리움은 대체 어떤 것일까? 일단 아쿠아리움은 실패의 가능성이 낮은 관광인프라의 하나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김혁 사장은 국내에 대형아쿠아리움 7개 모두 밀리언어트랙션이라고 말했다. 연간 100만 이상 내방하는 곳을 밀리언어트랙션이라고 하는데, 통영에는 이미 케이블카, 루지, 동피랑의 3곳이 있다. 통영아쿠아리움은 4번째 밀리언어트랙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혁 사장은 여수의 사례를 제시했다. 여수 역시 케이블카, 오동도, 아쿠아플라넷이 밀리언어트랙션인데, 여수엑스포 이전 여수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600만 정도였다. 엑스포 개최하던 해에 2500만이 방문했고, 엑스포가 끝나고도 900만까지 올라가더니 작년까지 연간 1300~1400만이 지속적으로 방문했다.

생물종 보호기능 갖춰 정부지원도
김남길 교수는 통영만의 특화된 수족관이 아니면 부산과 여수 사이에 샌드위치로 끼여서 오히려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일본에는 수족관학이라는 학문이 있고, 수정·산란·부화·성장 전 과정을 볼 수 있는 테마형아쿠아리움이 많다통영도 중급규모에 아열대해양생물종과 지역생물종을 보호하는 기능도 갖추어 해양수산부 또는 환경부의 예산지원도 받을 수 있는 생물자원 관리 및 관람기능의 생태수족관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샌프란시스코 몬테레이아쿠아리움의 가장 히트상품은 돌고래도, 상어도 아닌 해초라는 김혁 사장은 광량과 플랑크톤을 조절해서 키운 수조 속 해초를 가장 좋아한다만일 멍게 또는 어류 양식과정을 보여주거나, 국내 유일의 진주양식 과정을 보여주면 많은 사람들이 감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아쿠아리움에는 자연스런 동선에 따라 관람을 하다보면 마지막에는 어느새 보트 위에 탑승하고 있다. 큰 배를 타고 1시간 동안 바다를 항해하면서 돌고래관찰도 하고, 투명아크릴바닥을 통해 바다 속을 전망할 수도 있다며 이를 벤치마킹한 관람프로그램을 이미 제시하고 있다.

물론 신아sb가 유력한 장소이긴 하지만 색다른 장소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남길 교수는 전시공간 조정을 통해 아쿠아리움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달아 수산과학관을 입지로 제안하기도 했다. 부족한 주차공간은 달아항을 매립하자는 제안과 함께.

1순위는 도남동, 다른 아이디어도
김교수는 만일 비용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면 한산도 남단에 아쿠아리움을 만들면 제일 좋을 듯하다그러면 수중전망대까지 만들 수 있다. 통영항 앞바다에는 양식 등으로 인해 해저부유물이 많아서 시야가 나오지 않지만 그곳은 그런 걱정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혁 사장은 원평이나 장문으로 KTX역사가 들어선다면 그곳에다가 아쿠아리움을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라며 아쿠아리움은 지하에 들어서고, 지상부는 상업시설을 유치하면 된다. 거제권 관광객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머잖아 건설될 통영아쿠아리움, 절반은 성공하고 들어간다는 흥행보증수표지만, 그곳에 얼마나 통영의 정체성을 담느냐, 그 정체성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호응을 해 주느냐, 과연 통영아쿠아리움이 복덩어리가 될지, 애물단지가 될 지는 전부 우리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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