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오세아노그라픽 아쿠아리움의 터널형 수조
스페인오세아노그라픽 아쿠아리움의 터널형 수조

美레이놀즈社와 日니프라社 세계시장 양분, 여과장치 시설기술은 국내도 우수

대규모 아쿠아리움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기술이 필요하다. 하나는 투명아크릴 수조제작 기술이고, 또 하나는 LSS(Life Support System) 기술이다.

2014년 개봉한 고질라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부제가 “Size does matter”였다. 그렇다. 아쿠아리움은 규모가 중요하다. 메인수조가 얼마나 크느냐, 얼마나 많은 어종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이었고, 관람객들도 방문지 선택에 있어 규모에 큰 비중을 두었다. 세계최대규모라는 타이틀은 돈을 들일 필요도 없는 홍보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카오에 인접한 중국 주하이(珠海)의 총수량 48700톤 침롱 오션킹덤 아쿠아리움이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커지만, 메인수조가 가장 큰 곳은 오키나와 츄오우미 수족관인이다. 총수량 1만톤이 넘는 제주아쿠아넷의 메인수조는 높이 8.5m에 폭이 23m나 되는데, 수압은 어마어마하다.

대규모 아쿠아리움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이 바로 대형수조 제작기술이다. 대형어종이나 큰 무리 어종을 전시하기 위해서는 대형수족관을 만들어야 하고, 대형수족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압을 견딜 수 있는 투명아크릴 수조를, 그것도 이음새가 눈에 띄지 않도록 하면서도 동시에 초대형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대형으로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시공뿐만 아니라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 등 모든 것이 난제다.

현재 이 초대형 투명아크릴 수조제작 기술은 미국 레이놀즈(Reynolds)사와 일본 니프라(ニプラ)사가 전 세계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중국산의 경우 중간부분이 불룩해지는 배불림현상 발생하는데, 아크릴이 불룩해지다보니 파손의 위험도 높아지는 것은 물론 왜곡현상까지 생기면서 수조 안의 어류가 휘어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불룩해지는 것도 모자라 변색현상까지 생긴다고.

미국 레이놀즈사가 투명아크릴을 쌓아나가는 방식이라면, 일본 니프라사는 틀에서 통으로 쪄서 내는 방식이라고 한다. 다만 두 회사의 영업전이 워낙 치열해서 만일 니프라사와 레이놀즈사간의 경쟁을 부추기면 통영시로서는 뜻밖의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고 김혁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말한다. 여수아쿠아플라넷과 일산아쿠아플라넷도 그렇게 얻은 어부지리가 많다고.

다음으로 중요한 기술은 LSS , 생명유지시스템인데 쉽게 말해 물을 걸러주는 장치다. 아쿠아리움 안에는 워낙 많은 어종들이 있다 보니, 그들에게 주는 먹이 중 일부가 바닥에 떨어져 부패해서 수질을 떨어지게 만든다. 여기에 많은 어종들의 배설물 역시 수질을 악화시키는 원인인데, 이들을 재빨리 걸러주지 않으면 암모니아 독성물질로 인해 수족관 안은 금방 어류들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 버릴 수 있다.

그래서 수족관내 청소는 물론 수시로 해수를 여과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여과기술은 상당히 발달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우리나라의 활어회 선호문화와 관련이 깊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바다와 거리가 먼 서울 한 복판 횟집에도 싱싱한 활어회 수족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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