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남면에 위치한 통영학교급식지원센터
용남면에 위치한 통영학교급식지원센터

친환경 일류수산물 공급센터 건립사업, 통영시 용남면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시작이었다. 2010년 착공해 20114월 준공된 수산물 공급센터에는 전처리실, 상온창고, 위생실, 준비실, 냉장·냉동실 등을 갖추었으며, 이를 위해 시비 5억 원 포함해 예산만 15억 원, 자부담까지 총 20억 원이 투입됐고 애당초 학교급식도 같이 할 계획이었다. 좋은세상영농조합법인이 위탁받은 이 센터는 준공된 그해 10월 경남예향복지회를 끼고 통영시 관내 학교급식을 도맡는 학교급식지원센터로 지정됐다.

위탁운영은 크게 나쁜 성과를 내지는 않았지만 통영 관내 농수산물의 소비처로써 범위를 눈에 띄게 넓히는 수준도 아니었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2012년 첫해 관내 43개 학교 19000여 명의 학생들을 위해 식자재를 공급했다. 중소조선소 붕괴의 여파로 학생 수는 점차 감소했고, 2015년부터 홍준표 도지사의 경남도로부터는 예산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다. 2016년부터는 경남도의회로부터 1000만 원 이상의 식자재 공급은 입찰계약을 하도록 해 지역소규모 납품업체들의 수의계약 길이 막혀버렸다.

 

연이은 난관에 지원센터 결국 도산

201638개 학교 14000여 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53억 여 원을 지원하던 것이 이듬해에는 2000여 명 가까이 줄어들어 12000여 명을 대상으로 52억 여 원을 지원했다. 2018년에는 학생 수도 14000여 명으로, 예산도 61억 여 원으로 늘어났고, 김경수 도지사가 취임한 이후인 이해 10월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은 전면무상급식에 합의했고, 식품비단가를 3000원으로 500원 올리기도 했다.

통영시에 따르면 올해에는 도비 189400만원, 시비 252500만원, 교육청 367400만원애서 809300만원의 급식비 예산을 편성해, 38개 학교 15468명의 학생들의 급식을 지원한다. 통영시는 전국평균인 57.7%보다 6%p나 많은 63.7%를 친환경무상급식 농산물을 지원해 급식의 질을 높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늦어지면서 학교급식이 중단되는 바람에 작년까지 운영하던 업체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3월 부도가 나고 말았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됐는지 모른다. 통영교육지원청 이수진 보건급식팀장은 통영은 도서지역이 많아 타 지역보다 학교급식 조달에 어려움 많다거제 업체가 월 1~2회 정도 통영 도서지역에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진 팀장은 통영은 소규모 학교가 많다보니 입찰경쟁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납품업체가 없음으로 인해서 어려움이 크다“.이 바람에 학교입장에서 당연히 요구해야 되는 부분조차 오히려 업체에 사정하면서 납품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남먹거리네트워크와 시스템 공유

통영으로서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지정한 지 10년 만에 오히려 뒷걸음질을 친 모양새다. 먹거리주권은 국가적 치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역 농업을 살리는 길이며, 시민 혈세 25억이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고 관내에서 순환하도록 만드는 방책이자, 그 긍정적 여파를 활용해 지역경기를 부흥시키는 묘책이기도 하다.

통영시는 현재 지역농산물이 안정적으로 학교에 납품될 수 있도록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영시가 직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경남먹거리2030혁신전략과 맞닿아 있는데, 경남 각 지자체의 농산물 생산수급을 네트워킹화해서 공유하는 광역단위 먹거리 공급체계다. 통영관내에서 급식에 필요한 모든 식자재를 전부 다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영시가 직영하면 장점이 많다. 우선 관내 농산물을 가능한 많이 수매할 수 있다. 계약재배를 통해 양질의 농산물을 공급한다면, 박리다매로 유통업체에 넘길 때보다 이익이 많이 남을 수 있고, 그럴 경우 관내 농민들이 경작하는 농산물의 품종이 더욱 다양화될 수 있는 나비효과도 노릴 수 있다.

수산1번지 통영시는 수산물의 학교급식 활성화를 위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MOU를 체결했다. 다만 관내 학교급식을 위하는 목적 외에 전국의 11800여 개 학교를 안정적인 수산물 소비처로 삼기 위한 프로젝트다. 통영시는 6월중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현장 활용도가 높은 수산물 가공식재료(RTP) 급식용 레시피 개발도 추진한다. 여기에는 관내 굴수협, 멍게수협, 멸치권현망수협, 근해통발수협, 대한영양사협회가 참여했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미약한 현실에 주저앉아 있을 수 없다. 다시금 창대한 미래에 도전장을 던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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