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최초로 운영된 거창군학교급식지원센터의 모습
전국최초로 운영된 거창군학교급식지원센터의 모습

최초라는 타이틀은 소중하고 자랑스럽다. 타이틀은 획득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데 학교급식지원센터도 역시나 그럴까? 반농담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이라는 것이 최종적인 것은 있을 수 없다. 항상 현재진행형이고, 항상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지속적으로 얽히기 때문이다.

20111114일 경남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18억 원을 지원받아 전국최초 무상급식 지원센터가 됐던 거창군학교급식지원센터는 많은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거창출신으로 군수까지 역임했던 당시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고향에 선사한 선물이라고 평가절하 할 수도 있지만, ‘교육도시로 이름난 거창군으로써는 합당하다고 여겼을 것이 분명하다. 이미 2004년 학교급식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2010년에 관내 37개교에 대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농산물직거래장터를 개장했던 거창군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대다수 군민들이 원하는 거창군 직영 대신 위탁경영을 택하며 첫발부터 삐끗했다. 20124월 위탁사업자로 선정된 거창원예농협이 자신의 몫으로 챙기는 것만 월 2200여 만 원으로 연간 27000여 만 원, 연매출의 5%에 이르는 것이 드러나며 논란이 가열됐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심의위가 20124월말 위탁사업자의 이익금을 없애라고까지 요구했으나, 적자보전 명목으로 월 900만 원 정도인 월2%의 수수료율로 합의한 뒤 3년가량 운영됐다.

하지만 다시 위기가 왔는데 김태호 도지사가 떠난 경남도지사 자리에 홍준표 전 대표가 당선되면서였다. 2015년 홍준표 도지사가 연 643억 원에 이르는 경남도내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이듬해 1월 경남교육청에 대한 경남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의계약이 법령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납품단가 1000만 원 이하인 경우만 수의계약이 가능해짐으로써 급식지원센터의 경쟁력과 채산성을 악화시켰고, 201610월 위탁사업자는 사업을 포기하며 운영이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거창군은 T/F팀을 구성해서 군 직영 전환을 결정했고, 조달대행기관으로 거창축협을 선정하며 중단 4개월여 만인 20172월 운영을 재개했다.

거창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지원센터는 거창군 관내 유치원 3개소, 17개 초등학교, 8개 중학교, 8개 고등학교, 1개 특수학교 7100여 명 학생을 대상으로 급식지원을 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식자재공급계약은 직접 하지만 납품, 검사, 배송에 대해서는 관리감독만 한다. 실재 업무는 거창축협이 대행하는데 비용 대신 수수료만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원센터는 심의위원회, 운영위원회, 실무협의회 등 3개 위원회 구성되는데, 연간 1~2회 개최되는 심의위는 운영에 관한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고, 1회 열리는 운영위는 식자재 구매가격을 결정하며, 실무협은 공급가격을 협의한다.

운영위에는 학부모대표, 영양사 대표, 교육청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 농업인단체대표가 참여하며 거창군 농축산과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농업기술센터 소장이 급식지원 센터장을 겸하며 담당과장, 계장, 담당자 등이 관리감독 인원 전부다. 군의회는 가장 중요한 심의위에 참여한다. 군비 및 도비로 연간 30억 원의 예산이 지원되는데, 지원센터의 연매출은 예산보다 2배 이상 많은 70여 억 원 정도라고 한다.

급식지원센터가 구매하는 식자재는 총 2000여 품목인데. 돼지고기라도 앞다리, 뒷다리, 삼겹살 등을 모두 별개 품목으로 간주한 결과다. 지원센터가 구매하는 식자재 중 거창관내 농산물의 비율은 65%정도이며, 축산물은 80~85% 정도나 차지하고 있다.

2018년말 통계청 자료에 따른 거창군 농업인구는 1457명으로, 지난 2월말 기준 거창인구 61972명의 16.9% 정도다. 농업이 지역산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거창군은 계약재배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원센터의 업무가 공공급식분야로 확대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창군은 지난 4월 올해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지자체 두 군데 중 하나로 선정돼 지역 농·축산물 및 가공품을 공급하게 됐는데, 지역농산물 공급망 확대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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