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 ‘통영의 밤 책임지는 가로등과 경관등전문가 토론회

가끔은 낮의 도시 경관보다 밤의 그것이 더 아름다울 때도 있다. 노래가사 같지만 더러운 도시의 뒷골목도 야경은 그 모든 것을 감싸준다. 하물며 낮이 아름다운 도시는 밤에는 얼마나 아름다우랴? 어둠으로 감추고, 무질서하게 조명 따라 밝히는 야경은 그저 주어지는 것쯤으로 생각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

그래서 본지가 마련한 것이 지난 5일 열린 통영의 밤 책임지는 가로등과 경관등토론회였다. 다만 아쉽게도 예정된 시간이 허락되고, 다른 일정이 겹치지 않으며, 상당한 식견까지 갖춘 민간전문가를 섭외하기는 쉽지 않았다. 더구나 통영시의회 행정사무감사로 인해 이번 토론회에는 시의원과 담당부서장의 참석이 어려워서 4명의 팀장과 1명의 담당자만 참석했다. 그 바람에 통영시청의 부서간 실무회의가 돼 버렸다.

어차피 관광으로 먹고살아야 할 통영시 입장에서는 도시경관이나 도시야경 관계로 실행돼야 할 형태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날 토론회에는 통영시 도로과 류진형 도로행정팀장, 도시재생과 박막둘 도시디자인팀장, 관광과 염은경 관광진흥팀장, 공원녹지과 손영숙 공원관리팀장, 문화예술과 문병철 문화재 담당이 참석했다.

부서를 책임지는 자리는 아니다보니 팀장들은 발언의 여파, 후폭풍에 무척 신경 쓰 는 모습이었던 점은 아쉽다. 토론회 주요 발언을 지면에 실으니, 독자들께서는 그런 부분을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

 

류진형 팀장 : 통영시가 관리하는 가로등은 4883개소, 보안등은 7879개소로 전부 12762개소다. 보안등은 14~5년 전에 전부 CDM등으로 교체했는데, 지금은 90%정도 LED등으로 교체했다. LED등은 밝기가 좋고, 전기료도 절감된다. 보안등 교체작업 중 주민민원이 많이 발생하는데, 40%정도만 수용한다. 가로등관리규정에 따라 설치하거나 말아야 하는 장소가 있기 때문이며, 현장에 가보면 어둡기는 하지만 설치가능 장소가 아닐 수도 있다. 개인적인 사유로 보안등을 설치할 수는 없다.

보통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오는 조명의 방향을 돌려달라거나, 철거 요청할 때도 있고, 농작물 경작지를 이유로 철거 요청할 때도 있다. 빛가림막을 설치해 주기도 한다.

손영숙 팀장 : 공원지역 안에는 밝기보다는 시민안전을 위해 필요한데, 현재 대부분 LED등으로 교체된 상태다. 올해 1월에 시작해 5월까지 안정공원, 내죽도공원, 북신해변공원, 서피랑공원, 죽림6공원, 북신2공원 등 6개소에 15800만원을 투입해 도시공원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완료했다. 미수해양공원, 남망산공원, 이순신공원, 당동생태숲 등 도시공원과 소규모 쉼터같은 비법정 공원에도 LED보안등을 설치한 상태다.

 

문병철 담당 : 문화재 경관조명을 직접 설치한 것은 작년 통제영야간경관조명 조성사업이 최초다. 관광산업에 기여하고, 문화재를 좀 더 친근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전까지는 충렬사, 서포루, 북포루에 어둠을 밝히는 보안등 수준 조명 설치가 전부였다. 2018년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사업에 선정되며 사업비 18000만원으로 작년 5월까지 1차로 일부구간에 설치 완료했는데, 관광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총9억 원을 들여 10문화재 야행때까지 세병관을 중심으로 지과문 담장, 망일루, 수항루 등 건축물 등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2~3차로 나눠서 할 예정이었다가, 전기화재예방시설 설치비를 제외한 나머지 전액을 경관조명에 투입하기로 했다.

 

박막둘 팀장 : 우리 과는 도심해안경관, 야경 등 22개소를 관리하는데, 문화재·소공원과 다르지만 약간씩은 중첩되기도 한다. 북포루, 열무정, 동포루 등은 2005년 처음 디자인과에서 시작했고, 철거한 곳도 있지만 현재는 유지보수만 하고 있다. 현재 중점을 둔 곳은 통영대교, 운하교 등 도심해안변 야경이다. 관광과와 연계해서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아름다운 야경을 돋보이도록 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해저터널, 미수동소공원, 항남1번가 가로변도 관리한다.

사실 도시디자인팀이 경관과 관련한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인력이 전기직밖에 없고 도시디자인과 경관을 전부 책임지기에 역량이 부족하다. 왜냐면 디자인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통영의 문화·역사 및 정체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야간경관이 조화를 이루고 통일감 있게 펼쳐져야 하는데 만족스럽지 못한 측면 있다.

 

염은경 팀장 : 경관사업의 주무부서는 아니지만 통영시 정책의 마지막은 결국 관광으로 귀결하므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문화재야행사업을 위해서는 체류형 관광이 돼야하는데, 인프라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밤이 아름답고 야경이 아름다워야 한다. 현재는 대교를 중심으로 해안로 경관조명이 있고, 세병관에만 약간 있을 뿐 그 외 대부분 가로등, 보안등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8년 해안누리길 감성스팟 조성사업을 통해 한산마리나 해안변 복바위, 마리나리조트 해안도로길 무명바위에 은은한 밝기의 경관조명을 설치한 바 있고, 통영대교옆 보디섬에 솔숲야간경관조명 사업도 했다. 충무운하교 교각에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 그림을 야간조명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하는 예향으로의 모습을 보여 준 것도 우리 작품이다.

공원지역으로 보안등만이 설치된 서피랑에 올해는 경관조성을 할 예정이며, 동피랑의 동적인 공원과 상대적인 개념으로 서피랑은 은은한 조명으로, 사람들이 휴식하며 거닐면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정적인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올해 야경100선 중 경남에서 선정된 두 곳 중 하나가 통영 밤바다야경투어 해상택시사업이다. 거제·고성과 연계해 남해안 전체 아우르는 관광의 중심에 통영이 있기 바라는 마음이다.

 

손영숙 팀장 : 안정공원, 내죽도공원, 북신해변공원, 서피랑공원 등 관내 6개 도시공원에 야간경관을 살리기 위해 15800만원의 예산으로 잔디등, 공원등, 로고젝트를 설치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밀폐된 실내보다는 야외공원을 찾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류진형 팀장 : 도시계획도로 개설시 가로등 설치가 빠지는 경우 생기면서, 가로등·보안등 설치 시 신설도로를 파헤치는 불합리점이 있다. 도로개설부서와 협조체계 확립하거나. 개설시 전기선 외부노출 정도는 해야 한다. 현재는 굴착을 최소화하기 위해 태양광가로등을 위주로 설치한다. 다만 교통량 많은 간선도로변은 피한다.

 

박막둘 팀장 : 전기시설물 유지보수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사전에 신중하게 선정해야 한다. 2008년 중앙간선도로변 가로수에 은하수조명을 설치했는데, 너무 뜨거워져서 나무가 견디지를 못한다. 상권 살리기 목적으로 설치했다가 지금은 전부 철거했다. 민원인 요구니까, 관광객을 위해서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설치하다가 유지보수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것 같다.

 

손영숙 팀장 : 디피랑 즉, 남망산디지털파크사업은 오는 11월까지지만 8월중 시범운영 예정이다. 현재 직영이냐, 위탁이냐도 정해지지 않았다. 은하수조명처럼 나무에 조명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조명프로젝터를 투사하는 정도로, 지금 막바지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김숙중 국장 : 디피랑은 그 안에서 다양한 디지털영상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고, 멀리서 바라보면 궁금점을 유발시키는 동시에 멋진 야경을 제공할 것 같다

 

염은경 팀장 : 통영밤바다야경투어를 한번 둘러보면 시내주요 관광지 야경을 전부 볼 수 있기 때문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런데 야간운행 인·허가가 어렵고, 야간작업하는 어선 때문에 안전사고 발생 우려도 있고, 아무데나 다 갈수 없는 등 제한이 따른다. 통제영 경관조명과 디피랑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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