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대첩축제 개최시기 변경여부를 안건으로 한 시민공청회가 지난달 18일 통제영지 역사홍보관에서 열렸다. 한 여름 무더위로 인해 축제를 찾아오는 관광객부터 축제 운영 주최자들, 행사에 동원되는 공무원들까지 전부 고생바가지라는 이유로, 선선한 가을 즉 10월로 개최시기를 옮기자는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숙중 편집국장
김숙중 편집국장

이날 4명의 토론패널이 등장했는데, 현 시기 유지를 주장하는 쪽과 변경 지지 쪽 패널이 각 2명씩이었다. 패널들이 주장한 내용을 일일이 다 소개할 수는 없는데, 시기유지 패널들은 역사성을 지켜야 하고 계절에 어울리는 콘텐츠 개발로 성공축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주된 주장이었고, 시기변경 패널들은 축제 소비자인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가을로 옮기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주된 주장이었다.

하지만 본 기자가 느끼기에 변경을 주장하는 패널들의 의지가 약해 보였고, 명분도 없어 보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주제발표 후 자유토론 시간에 발표한 시민 대부분은 축제개최 시기의 역사성, 무더위라는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8월 축제 유지를 강력하게 지지했다. 새삼 생각해 보니 소수의 의견에 불과함에도 오히려 큰 목소리를 낸 덕분에 ‘개최시기 변경’이 마치 대단한 여론인 것처럼 호도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충무공 이순신의 첫 전승인 옥포대첩을 기리는 거제시 옥포대첩축제는 매년 6월 중순 개최된다. 올해 축제도 지난 6월 16일~18일 열렸다. 옥포해전은 음력으로 1592년 5월 7일 일어났다. 1597년 9월 16일의 명량대첩 전승축제는 지난 9월 8일~10일 열렸다. 음력날짜 그대로 양력축제에 사용한다.

충무공의 마지막 해전이자 영웅적인 죽음을 맞은 노량해전을 기리는 축제의 개최시기도 역사성에 의미를 뒀다. 노량대첩은 음력 1598년 11월 19일 일어났다. 남해군은 2017년부터 노량대첩축제를 아예 이순신순국제전으로 변경하고, 격년제로 개최한다. 작년에는 11월 11일~12일 이틀 동안 개최했다.

정답을 찾으려면 문제점 진단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한산대첩축제가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이 정말 개최시기, 무더위 때문일까? 역발상을 함으로써 축제성공시대를 열 순 없을까? 무더위 때문인 줄 알고 개최시기를 바꿨는데도, 여전히 외면 받는다면 그땐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되돌릴 것인가? 땀 흘리며 바가지 고생하는 것도 축제의 추억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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