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레드카펫 및 개막작 상영, 초청작 4편·경쟁작 12편·청소년영화제·가을축제 자리매김 기대

예향 통영의 이름을 걸고 사상 처음으로 영화제가 열린다. 제1회 통영영화제가 오는 27일 개막해 29일까지 사흘간 통제영거리 역사홍보관 광장, 윤이상기념관, 롯데시네마 통영에서 개최된다.

이는 천영기 통영시장의 공약달성을 위한 열정과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통영지부(통영영화인협회) 김원철 회장의 노력이 화학적 반응을 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천영기 시장은 ‘글로벌 문화예술인 양성’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그 일환으로 영화제 개최를 통한 ‘예향 통영 알리기’에 나선 것. 영화는 종합예술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분야다. 김원철 회장이 통영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오랜 준비 끝에 오는 27일 마침내 개막하게 된다.

제1회 통영영화제는 경쟁부문, 초청작 상영, 청소년 영화제 등이 열리며, 이외에도 100개의 영화관 프로젝트, 강연, 전시, 재즈공연, 수맥페스타, 환경포럼 개최 등 다양한 행사들이 함께 열린다. 영화제를 통해 역사와 시대를 재조명하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의 장 마련되는 셈.

개막식 첫날에는 역사적인 통영영화제의 출범을 목격하기 위해 많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막식에는 개막작으로 기후위기를 다룬 단편영화(러닝타임 4분41초) ‘펭귄의 도시(감독 정재훈)’가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김원철 감독은 “날씨가 쌀쌀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루하지 않도록 단편영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통영영화제에는 경쟁부문에 진출할 작품으로 12편을 선정했다. 지난 8월에야 통영영화제를 준비했음에도 전국에서 무려 441편이 출품됐다. 경쟁부문은 T-그린, T-레드, T-블루의 3가지로 소분류 하는데, T-그린은 가족·여행·환경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T-레드는 아트라이프·열정적인 예술을, T-블루는 로컬·바다·해양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T-그린에는 ‘달나라로 떠난 소녀’(정혜인 감독), ‘아감뼈이야기’(이지원 감독), ‘안 할 이유 없는 임신’(노경우 감독), ‘파도에 맞서’(최준서 감독)가 경쟁하고, T-레드에는 ‘급처합니다-네고불가’(박현웅 감독), ‘언니를 기억해’(박소진 감독), ‘장위동’(류만준 감독), ‘Love in zoom’(김은혜 감독)가, T-블루에는 ‘고등어와 바다 그리고 순이’(김별 감독), ‘바르도’(정지현 감독), ‘숨비소리’(김가영 감독), ‘드림맨스’(한창근 감독)가 각각 경쟁한다.

초청 작품은 총 4편이다. 초청작에는 로컬에서 ‘신세계로부터 2023’(최정민 감독)이, 환경부문에서 ‘씨앗의 시간’(설수안 감독), ‘조수 웅덩이’(임형묵 감독)가 있고, 파타고니아 필름의 단편작 ’For the love of sea’, ‘해녀’, ‘핫 핑크 돌핀스’, ‘잘피’를 묶은 작품도 초청됐다. 경쟁작과 초청작은 영화제 2일차 통영 롯데시네마 5관 및 6관에서 상영된다.

청소년들의 작품이 경쟁하는 ‘41초 청소년 영화제’에는 6편이 이미 선정됐다. 요즘 청소년들은 1분 이상 영상 보는 것을 꺼려하는 점, 통영에 유인도가 41개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미 지난 8월 경남 거주 만18세 이하 청소년(개인 또는 팀단위) 대상으로 모집 심사한 결과 최우수상 ‘통영바다’(제석초4 황서희), 우수상(2편) ‘굴껍데기의 지속가능한 발전’(용남초3 김예서), ‘출산장려’(통영초5 김시효, 통영초3 김승유), 장려상 ‘통영을 여행하다’(충렬여중3 정정미), ‘소중한 한글’(창원 토월초 서예지·백설아(이상 5학년), 양소현(4), 남지애(2), 배효린(1)) 등 작품이 선정됐다. 오는 28일 통제영거리 잔디광장 무대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개막식 사회자도 유명 영화배우들이 맡는다. 배우 이필모씨와 온정연씨다. 이필모씨는 1998년 ‘쉬리’에서 북한 특수8군단 군인역으로 데뷔한 이래 드라마 ‘대장금’, ‘며느리 전성시대’, ‘또 오해영’ 등, 영화 ‘아리랑’, ‘바람의 전설’ 등에 출연한 바 있고, 온정연씨는 2015년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로 데뷔했고, 2021년 단편영화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에서 조연, ‘컵라면과 복숭아’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올해 ‘이 연애는 불가항력’에 출연했다.

영화 ‘클럽 버터플라이’, ‘청야’, ‘천국의 셋방’, ‘왕을 참하라’ 등의 김재수 감독(심사위원장), ‘37M/S’, ‘마중 : 커피숍 난동수다사건’, ‘당근가이’ 등의 임혜영 감독, 이석제 전 서울예대 교수가 심사위원을 맡았고, 2002년 드라마 ‘언제나 두근두근’으로 데뷔한 뒤 ‘하얀 거탑’, ‘청담동 스캔들’, ‘너를 기억해’, ‘봄밤’ 등에 출연한 임성언씨는 통영영화제 홍보대사에 임명됐다.

이외에도 배우 손종학씨, 서동원씨 역시나 통영영화제에 참여하며, 김용운·박재현·김재한·차종호 감독이 초청됐고, 조덕제·한철우·정종열·김재록·전용욱·박채익·김진희·양은서 배우 등이 또 초청됐다. 영화제 마지막 날인 오는 29일에는 윤이상기념관 메모리홀에서 환경포럼과 경쟁부문 대상작품 상영 및 수상자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동랑 유치진 선생 덕분에 ‘통영과 연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음을 잘 알지만, 영화라면 갸우뚱 하는 시민들이 많다. 허나 이는 정윤주 선생(1918~1997)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한국작곡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정윤주 선생은 통영 태생으로, 1963년 주한미국공보원 영화제작소 음악을 담당하며 영화계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후 국립영화제작소 음악을 담당했다. 이런 활약 덕분에 정윤주 선생은 1996년~97년 한국영화백년사 발간준비위원회 편찬위원을 맡았을 정도로 한국 영화계 거목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그를 기리는 콘텐츠로 오는 28일 통제영거리 역사홍보관 1층 전시실에서 ‘영화음악 작곡가 정윤주 전시회’가 열린다.

김원철 통영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920대 후반~1930년대 초반 통영에 있던 삼광영화사가 2~3개 작품을 제작한 바 있고, 통영청년단은 활동사진(영화)을 이용해 문화 계몽운동을 펼쳤다. 특히 통영영화제가 열리는 이곳은 원래 봉래극장이 있던 자리”라며 “영화와 이렇게 깊은 인연이 있는 통영에서 처음 개최되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K-콘텐츠가 아닌 T-콘텐츠 세계화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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