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읍 척포마을 카페종점을 경영하는 1985년 소띠태생의 청년사업가 김길곤 대표. 어릴적부터 살던 집을 리모델링해 수제디저트카페로 운영 중이다.
 산양읍 척포마을 카페종점을 경영하는 1985년 소띠태생의 청년사업가 김길곤 대표. 어릴적부터 살던 집을 리모델링해 수제디저트카페로 운영 중이다.

 우직함은 사업가의 필수덕목이다. 우직함에 있어서 소보다 앞서는 동물이 있을까? 그런 면에서 소띠 해를 맞이한 소띠 사업가라면 올해가 가장 신명나는 한 해가 될 것임을 기대해 마지않을 것이다.

산양일주도로를 질주하다 만나는 달아마을, 그곳에서 꺾어들어 해안로를 따라가면 미륵도 최남단 척포마을이 나오는데 시내버스 종점이 있는 이곳에 ‘카페종점(대표 김길곤. 36세)’이 있다. 김길곤 대표가 직접 수제디저트를 만드는 요즘 보기 드문 카페다.

‘카페종점’은 승용차 없이 척포에 다다르기 어려울 뿐이지 바로 길가에 있어 쉽게 눈에 띈다. 8~90년대까지 흔하게 마주치던 보통 가정집을 카페로 리모델링한 곳이어서 정감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김길곤 대표의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 담긴 곳이자, 지금도 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하는 곳이니까.

카페에서 바라본 척포마을 앞바다
카페에서 바라본 척포마을 앞바다

마산에서 태어나 2살 때 이곳으로 이사를 온 김대표 가족은 수산업으로 생계를 영위했다. 그의 부모님은 현재도 양식업과 횟집을 운영하신다. 한번은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이 일을 나가시고 난 뒤, 눈에 띄는 것이 수족관이고 어항이다 보니 자연스런 호기심의 발동이었겠지만, 여동생과 함께 바가지로 금붕어를 한 마리 끄집어내 손질(?)을 한 적이 있다. 깨끗하게 하려고 락스로 씻어내고, 과도로 생선머리를 툭 잘라냈다고. 물론 귀가한 부모님께 혼구멍이 난 것은 당연.

가정집을 리모텔링한 카페종점 외부
가정집을 리모텔링한 카페종점 외부

화양초 미남분교 마지막 졸업자인 김대표는 산양중-충무고를 졸업한 뒤 객지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통신관련 현장업무, 넥센타이어공장에서 터프한 일들을 했지만, 커피와 디저트 등 소프트한 취미에도 계속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다 3년 전 무릎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요양 차 귀향했다. 집에서 부모님 일을 돕다가 2년 전 본격적으로 카페 일을 시작했다. 통영시의 청년창업존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 이때다.

처음엔 뉴트로를 추구해 집 천정을 그대로 노출하고 싶었으나 너무 낡아 어쩔 수 없이 인테리어 목재로 커버한 점은 아쉽게 느낀다. 부모님이 도와주시고 대부분의 인테리어를 직접 처리했는데, 비용도 제법 들었다. 통영시로부터 1년차, 2년차 각각 1500만 원씩 지원도 받았다.

수제디저트 다쿠롱
수제디저트 다쿠롱

김길곤 대표는 카페종점의 가장 큰 매력으로 “수제디저트를 맛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아몬드파우더로 만드는 다쿠롱, 유자·무화과·앙버터 스콘, 과일·초코·오레오·치즈케익 등 생각만으로도 군침도는 디저트들이다. 김대표가 이곳을 개업한 것이 2019년 9월이니까 1년 5개월 됐지만, 개업 호황 잠시 누리고 겨울철 비수기 이어 곧장 코로나19 불황기 돌입했으니 운이 나빴다. 하긴 2020년은 예외로 해야지 않을까?

개업 당시 지인 위주로 손님이 찾아온 덕분에 제법 재미를 봤다. 통영 산양읍 일대는 카페투어 하는 젊은 층이 종종 찾아와서 순례하는 장소라는 메리트도 있다. 김길곤 대표는 “통영은 젊은 사람이 터를 잡고 살기에는 너무 힘든 고장이다. 더구나 연고가 없다면 더더욱 어렵다”고 말한다. 젊은이가 찾아오도록 하려면 관광이 번성해야 하고, 청년 일자리가 많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든 여건이니까.

소띠해인 올해 소띠생인 김길곤 대표는 각오를 다진다. “개업 때 2년차인 20년에 카페가 자리 잡도록 하고, 3년차 21년 확장을 계획했었다. 코로나로 차질을 빚었는데, 코로나19가 빨리 풀어져 사업이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영시의 자금지원은 감사한 일이나, 창업 이후에 사업안정화와 홍보활동도 측면지원 해 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카페종점이 자리잡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는 김길곤 대표, 그의 마음 한 구석에는 ‘짝을 찾고 싶다’는 36살 미혼청년의 소망도 있으리라. 청년창업가의 천국이 되기를 바라는 통영, 한국소의 우직함이 어디보다 필요한 때이리라.

수제케이크
수제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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