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원조 타르트의 맛을 직접 재현한 죽림 루나제과 김민영 대표
포르투갈 원조 타르트의 맛을 직접 재현한 죽림 루나제과 김민영 대표

겉바속촉이라는 말이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는 뜻으로, 그만큼 맛이 뛰어나고 먹음직스럽다는 것이다. 비혼주의자를 자처하는 김민영 대표(39)의 수제디저트 딜리버리 전문점 ‘루나제과’의 맛이 그렇다.

통영 출신으로 유영초-통영여중-통영여고를 나온 김민영 대표가 대학전공인 건축학 대신 디저트 전문제과점을 하는 이유에 대해 그녀는 “제가 원래 역마살이 있다”고 설명하는데 제과점하고 무슨 상관? 대학 졸업 후 김대표의 첫 직장은 서울에 있는 미니어처 모형제작회사였다. 지자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이었는데, 너무 힘든데다 박봉이라서 1년 6개월 다니고 그만 뒀다고, 그리고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두 달 동안 떠났다. 소위 역마살 인생의 시작이자, 나중에 인연을 맺을 각 유럽 국가별 디저트와의 영접경험 출발점.

돈을 벌어야 했기에 중간중간(?) 장사도 했다. 2011년 죽림에서 개업한 카페를 거의 6년 정도 운영했는데, 이때 디저트 제과를 처음 경험했다. 안 좋게. 납품 받았는데 맛이 너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간단한 쿠키류는 직접 만들어볼까?”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학원을 통해 배워도 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최신 트렌드를 못 쫓아간다고 생각해, 단기속성의 ‘1대1 베이킹클래스’를 들었다.

역마살은 그녀를 통영에만 머물도록 하지 않았다. 호주로 1년 예정의 워킹홀리데이를 갔지만, 기대에 못 미쳐 5개월 만에 돌아왔다. 비자도 없이 이탈리라로 가서 불법체류 2개월 포함 5개월을 머물며 유학을 준비했지만 부모님 반대로 무산됐다. 뉴질랜드 이민을 떠나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그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통영시의 청년창업존 지원사업을 듣고 신청했다. 지금의 루나제과다. 행운이 따라서 선정됐고, 창업자금 지원으로 개업하게 됐다. 작년 7월 27일이 오픈일이다. 루나는 이탈리아에 머물 때 사용하던 이름인데, ‘달’을 뜻한다. 상호명 아래의 ‘Bouona Fortuna’라는 말은 ‘행운을 빕니다’라는 뜻이다. 가게를 방문하고 구매하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을 나누고, 행복을 공유하고 싶다는 김민영 대표의 마음이 담겼다고.

김민영 대표는 원래 군것질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행 다니면서 바뀌었다. 특히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영접한 ‘원조’ 에그타르트의 맛은 잊을 수 없었다. 귀국 후 거금을 들여 원조 베이킹기술을 익혔다. 루나제과에는 매장 내 테이블이 없다. 혼자 일하다보니 테이블 서빙까지 할 엄두가 없기도 하지만, 애당초 테이크아웃이나 배달만 할 계획이었다.

루나제과에는 쿠키류, 빵류, 음료, 샌드위치류가 있다. 쿠키에는 미국식 르뱅, 프랑스식 샤브레·휘낭시에, 마를렌, 비스코티, 머랭, 에그타르트 등 총18종류가 있고 한국식 오란다 쿠키가 있는 것도 포인트. 빵에는 치아비타, 오징어먹물, 소시지빵, 크림도넛 4종류가 있다. 처음엔 매일 색다른 빵을 내 놓을 생각이었는데 발효시간이 길어서 1주일에 3~4종류 만들고 있다. 여기에 치아비타 샌드위치, 핫도그 샌드위치도 있고, 음료로는 에이드, 콜드브루, 생딸기라떼 있다.

세트로 고를 수도, 주문할 수도 있다. 추석과 설날에 젊은 주부들이 많이 찾았는데, 지난 설 통영시청에서 청년창업존 유튜브 동영상 촬영을 할 때 강석주 시장이 주문해서 만들었던 2만6000원짜리 ‘통영시장님세트’를 원한다면 살 수 있다. 보통 큰 부담 없이 선생님들한테 선물할 수 있는 1만1000원짜리 세트도 인기다. 가격은 5000원부터 5만원까지 다양하다. 에그타르트 만들기세트를 구입하면 7개를 20%정도 저렴하게 구입하는 셈이 된다.

이탈리아에서 관광가이드를 하는 김민영 대표의 지인들이 코로나19 직전 통영을 찾아와서 수상택시, 어드벤쳐, 루지, 시락국, 해산물 등을 체험하고는 “이탈리아보다 낫다. 너무 아름답고, 너무 맛있다. 반했다”고 반응했단다. 이탈리아 포지타노를 인스타에 올리면 “동피랑에 있냐?”고, 포르투갈 포르투 사진을 올리면 “미수동이냐?”고 묻는 경우도 다반사였을 정도다. 그녀의 고향사랑이 남달라진 계기가 바로 이것이다.

김민영 대표도 유럽을 다시 가고 싶은데 그때는 지금의 가게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을 찾기 위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한다. 유럽식 디저트를 좀 더 깊이 배워 통영에서 제대로 된 베이킹기술을 가르치는 경지까지 오르고 싶다. 다만 그전인 올해는 온라인주문판매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당면목표다. 물론 매출상승은 기본. 매력적인 미소의 김민영 대표, 그녀의 루나제과 성공을 기대해 본다. 루나제과 주문전화는 010-6847-003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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