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동 장대로에 있는 벽지N하우스 강시우 대표
무전동 장대로에 있는 벽지N하우스 강시우 대표

도배는 가장 가성비 높은 인테리어다.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도배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는게 '벽지N하우스' 강시우 대표(37.사진)의 생각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생각은 크게 틀린 것 없다. 인터넷에 각종 문서나 영상정보가 가득한 요즘은 사업주보다 더 많은 지식으로 무장한 고객 덕분에 과도한 영리추구는 막혔지만 말이다.

무전동 장대로 벽지N하우스 강시우대표는 통영 토박이다. 유영초-충무중-충무고를 졸업 한 뒤 거제대를 다닐 때도 고향에서 학교버스로 등교했다. 대학에서 조선공학 전공자인 그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선박설계와 마킹업무를 맡아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현장용 A4도면을 대신해 선박블록용 철판에 분필로 도면을 그려주는 것이 마킹이다. 그런데 도배를 할 것 같은 벽지N하우스 사장이 조선소를 다녔다고?

“2016년쯤 조선경기가 불황 조짐을 보일 때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대비도 없이 별안간 일자리를 잃으면 큰일이다 싶어서 그랬다”는 강시우 대표는 “조선경기가 좋아지면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바닥에 자리 잡은 지금으로선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고. 사실 강대표는 자신의 부친에게도 상담했다. 여차해서 퇴사하고 개인사업을 하려는데 무슨 일이 좋을까를 의논한 것이다.

강대표의 부친은 평생을 건설업 분야 그중 목공(木工)에만 투신했던 분이라 당연히 그 분야를 권할 줄 알았단다. 그런데 뜻밖에 도배를 권하더란다. 강대표 스스로도 줄자를 이용한 치수측정에 자신이 있던 터라 고심 끝에 도배분야를 선택했다. 고맙게도 막 첫 아이를 출산한 부인도 남편의 생각을 존중해줬다고. 패기있게 선택한 청년의 도전답게 일사천리로 일은 진행됐다.

통영에서 출퇴근하며 3~4개월 동안 창원의 도배학원을 다녔다. 맞벌이하는 부인이 통영교육청 직장을 그만 두게 할 수 없어 육아까지 강시우 대표 차지였다. 학원수료 뒤에는 프리랜서 도배사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통영시의 청년창업지원 공고를 보고 신청했고 선정됐다.

그렇게 해서 창업한 때가 2018년 11월이었다. 젊은 고객의 감각을 보여주기 위해서 ‘OO장식’보다는 ‘벽지N하우스’라는 상호를 정했다. 미약한 시작이지만 ‘브랜드化’, ‘프랜차이즈化’라는 창대한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도 담았다.

개업 당시 신청해 2019년 아예 ‘벽지N하우스’를 상표권으로 등록까지 했다. 대기업에 다녔던 만큼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싶진 않았다. 남들 보면 웃을지 모르지만 벽지N하우스만의 작업복을 주문해서 직원들에게 착용하도록 했다. 사업용 차량 역시 한 눈에 알아보도록 ‘벽지N하우스’ 래핑을 했다. www.인테리어다이렉트.com이라는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강시우 대표의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컴퓨터로 도면작업 중인 강시우 대표
컴퓨터로 도면작업 중인 강시우 대표

통영이 고향이지만 아직 나이가 나이인지라 지인고객은 없는 편이다. 하긴 강대표 나이 또래는 보통 객지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자산을 갖춘 경우도 드물다. 대신 부친의 지인 건물주 여러분이 일감을 부탁해서 자리 잡기 수월했다. 지금은 일요일 말고는 매일같이 일감이 있을 정도로 바쁘다.

‘장식’이란 용어조차 생소해 하는 요즘 세대들은 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살기 보다는 이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도다. 도배에 대한 수요는 끊이질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더구나 가성비는 어떻고. 페인트칠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아무리 고급실크벽지를 선택해도 200만 원대면 인테리어가 충분하지 않은가?

물론 2년 반 밖에 안됐지만 일감 충분하고, 바쁜 것에 비해 “아직 돈은 벌지 못했다”고 한다. 이윤추구를 안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업계가 예전에 비해 투명해졌고, 인터넷에 정보가 넘치기 때문에 가격을 속일 수 없다. 오히려 고객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단다. 게다가 고객들은 도배일을 하루 만에 끝내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혼자서는 절대로 하루에 끝낼 수 없어, 결국 보조일꾼을 써야 하는데 이들에게 인건비 챙겨주면 남는 것은 결국 강대표 자신의 인건비 정도에 불과 하다고.

강시우 대표는 현재 직원도 아니면서 대우조선통영사랑봉사회에 들었다. 개업하면서 가입했는데 경험 쌓아 보자는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보람이 더 크다. 지난달에는 통영시종합사회복지관 ‘참 고마운 손길’ 활동가로 위촉됐다. 주로 아이들이 사는 집으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봉사활동 가는데, 가끔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거나 어두운 표정을 짓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강시우 대표는 돈만 버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성장시킬 미래의 벽지N하우스는 사회적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토박이 통영청년의 계획이 성공하면 할수록 우리 사회는 미소가 번지는 곳이 될까? 그를 돕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를 돕는 일이 되는 셈이다. 필요한 독자여, 이곳으로 전화하시라. 견적상담/ 055-645-9265. 주소/통영시 장대로 13(무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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