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죽림에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건물로 준공예정인 통영시가족센터의 조감도
▲오는 5월 죽림에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건물로 준공예정인 통영시가족센터의 조감도

통영가족지원센터·통영아동보호전문기관 준공 눈 앞, 영유아부터 초등생까지 돌봄지원 확대 필요는 사실

통영의 인구·경제정책, 관광문화정책, 기업유치·평생교육정책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 속에서 그려져야


보육·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공약은 도시가 젊어지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젊은 부부가 있고, 그들이 키우는 영유아가 있다는 것은 지역에 미래가 있다는 의미니까.

그래서 천영기 시장도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설치하고, 국․공립어린이집 환경개선사업을 벌이고, 초등학교 방학돌봄교실 도시락 지원사업을 하며, 학교 앞 스쿨존 내 안심 승․하차 존을 조성하는 공약을 제시한다. 통영가족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대규모 인재육성기금을 조성하며, 방과 후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도 다 그 일환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보육·육아를 단지 그 정도로 인식한다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꼴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보육·육아공약은 통영의 인구정책이자, 경제정책이며, 문화생활을 영유하는 것은 물론 기업유치를 위한 선결요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보육·육아공약을 해부하는 시간임에도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공약, 평생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공약까지 살피는 것이다.

너무 이른 결론이지만 천영기 시장의 보육·육아공약은 숲이 아니라 나무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복지차원에서 단편적인 지원 대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우리 지역의 영속(永續)을 위한 사회·정치·경제적인 청사진을 염두에 두고 큰 수레바퀴의 중요 부품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입체적으로, 더욱 폭 넓게 그리고 더욱 촘촘하게.

 

육아종합지원 One-stop서비스 활성화 공약
5세 미만 영유아의 체험․놀이공간을 제공 등을 담당할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점, 안전하고 질 높은 보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집에 대해 지원해야 하는 점 때문에 나온 공약이다. 더욱이 부모들의 양육부담을 덜어서, 아이 키우기 좋은 통영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통영시는 관내 영유아의 80% 이상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다목적 가족소통·교류 공간, 가족센터, 공동육아나눔터, 다함께 돌봄센터, 영·유아놀이 체험실, 장난감은행 등 다양한 영유아 돌봄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예산 1억6500만원은 전액 시비로 지원예정.

이 사업이 가능한 것은 오는 5월 통영시가족센터가 준공되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착공한 통영시가족센터는 연면적 530여 평,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이다. 광도면 죽림신도시 꿈과 사랑의 교회 앞에 신축 중인 통영시가족센터는 시비 32억 등 총 68억 여 원이 투입됐다.

 

아동보호 전문기관 설치공약
가정 내 폭력사건으로부터 아동들을 어디서, 어떻게 보호해 줄까? 지금까지는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소재한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맡았다. 통영만 없었던 게 아니어서, 밀양시·고성군·의령군·창녕군·함안군까지 이곳에서 관할했다.

하지만 폭력사건 발생 시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서야 아동을 보호할 수 있다 보니, 통영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져 많은 곤란을 겪었다. 지난해 통영에서는 146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중 91건이 아동학대로 판정 받았다. 60%를 넘는 수준. 주로 학기 초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교사 등 신고의무자가 아동들의 피해사실을 신체에 남은 흔적을 통해 그제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통영시 도천동 생태공원 건너편 도천어린이집 뒤 사유지에 통영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신축 중이다. 이곳을 고성군과 함께 공유할 계획이다. 이 전문기관 운영비는 인구수에 비례해서 고성군과 대략 5대1로 분담할 예정이다. 올해 연간 인건비·운영비는 2억6000만 원 정도고, 이중 통영시가 부담하는 예산은 3900만 원 정도다. 인근 거제시는 현재 확보한 건물을 리모델링해 거제시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공립어린이집 환경개선사업
글자 그대로 관내 15개 국공립 어린이집의 시설을 개보수하고 장비구입비를 지원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까지 각인시키려는 노력의 한 갈래다. 작년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대시민재해대상 시설로 지정된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해 정밀안전진단과 내진 성능평가 및 보수보강이 필요한 것이 그 시작이긴 하다. 예산 4억5000만원은 전액 시비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유관기관합동 가정반문 모습.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유관기관합동 가정반문 모습.

 

방학돌봄교실 도시락 지원사업
아직 어린 자녀들을 키우고 학교 보내는데 가장 곤란한 점의 하나는 부모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가족부양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가 바로 방학 중 어린 자녀들의 끼니를 책임지기 어려워진다는 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점심식사. 아침밥이야 출근하면서 챙기면 되고, 저녁식사는 퇴근 후 챙기면 되지만 점심은 매번 도시락을 먹으라고 할 수도 없고, 사 먹으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

맞벌이 부모의 어린 자녀들을 위한 초등학교 방학돌봄교실에 도시락을 제공하는 사업은 그래서 중요하다. 방학돌봄교실은 봄방학, 여름 및 겨울방학 동안 시행되는데, 이중 약60일의 점심도시락을 제공한다. 사업비는 16억4000만원이고, 10억 정도가 시비다.

▲초등학교 방학돌봄교실 도시락 지원사업 자료사진
▲초등학교 방학돌봄교실 도시락 지원사업 자료사진

방과 후 프로그램 확대공약
방과 후 프로그램은 역시나 학교수업을 마친 뒤부터 부모가 귀가하는 때까지의 돌봄 공백시간을 활용한 것인데, 이는 교육청과 학교에서 실시한 지 오래된 정책이다. 특히 통영처럼 도농복합 도시의 경우 읍면지역은 도심지역과 상황이 다르다.

통영시는 보충학습·적성교육 위주로 ‘농산어촌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증액해서 2.2억~2.3억 정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문화예술교육활동사업’과 ‘행복교육지구사업’ 지원예산 축소는 아쉽다. 또 사업에 대한 진단·평가를 정례화 하는 등 운영의 혁신과 내실화를 기하겠다는 계획이다.

 

스쿨존 내 안심 승․하차 존 조성
자녀들의 안전을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 부모들만의 마음은 아닐 것이지만, 세계적으로 봐도 유난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지난 2021년 10월 21일부터 스쿨존 안에서의 주‧정차가 전면 금지됐지만, 스쿨존 내 학생 수송차량 등이 잠시 정차(5분)하는 정도는 가능하도록 안심 승‧하차 존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작년 1월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매년 4~5개소씩 설치해, 관내 21개 초등학교 전부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사업비 1억3760만원을 전액 시비로 부담한다. 편도 1차로 도로에는 설치가 곤란한 점 등이 있어 교육청·학교와의 협의와 경찰서 심의가 전제돼야 한다.

 

아동․청소년 자기개발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비용 지원
영유아들이 성장해서 아동이 됐고, 아동들은 이제 막 청소년기에 접어들었다. 자주 인용하는 격언 중에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자아형성,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다양한 자기개발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비용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온 공약이다.

시비 4억8000만원 포함 10억 가까운 사업비를 들여 드림스타트,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문화의 집,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청소년동아리 활동, 청소년어울림마당, 청소년문화축제, 지역 청소년 참여위원회 등을 지원하게 된다.

 

죽림중학교 신설
죽림신도시에 중학교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신도시가 들어선 이후 줄기차게 나왔다. 그리고 아침이면 죽림지역에서 중학교가 있는 미륵도와 인평동으로 등교전쟁이 여전하다. 여름이면 후줄근하게 땀을 흘린 뒤 받는 수업시간이라 학업의 효율성 문제까지 부각되곤 한다. 그래서 천영기 시장 역시 학교신설 문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걸림돌이 있다. 일단 경남교육청으로부터 학교신설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법규 때문에 학교신설에 제한이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중소조선소의 폐업이 속출하고, 인구감소에다가 출생률까지 급감하며 “2033년쯤이면 학생인구가 현재보다 30%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즉, 지금 부지를 마련해 신축에 들어간다고 해도, 개교를 할 시점이면 반대로 학생이 부족해 질수도 있다는 것.

이에 통영시는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 학교부지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추가 신설이 불가하다면 지금 있는 학교 2개를 통합한 다음 다른 학교 1개를 신설하는 쪽으로 가닥 잡을 예정이다. 시중에 떠도는 얘기는 인평동 소재 충무중학교와 충무여자중학교인데,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 아니다. 목표는 2026년까지라고.

천영기 시장의 보육·육아공약을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연장하면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 통영인재육성기금 500억 규모 조성 그리고 더 길게는 평생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공약과 연결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통영, 보육·육아 부담완화” 공약이 따로 있고, “ 교육도시 통영, 교육지원 대폭 확대”공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뜻.

이미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보육·육아공약은 통영의 인구·경제정책, 관광문화정책, 기업유치·평생교육정책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 속에서 그려져야 한다. 삶의 터전이라는 말은 그저 귀에 흘려버리듯 들어서는 안 된다. 먹이가 풍부하다면, 생존의 길이 많다면, 생명은 그 곳으로 찾아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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