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읍도 연육보도교에 야간경관등까지 설치해서 완성된 모습의 조감도
▶연도~읍도 연육보도교에 야간경관등까지 설치해서 완성된 모습의 조감도

마동~학림 국립공원심의·연도~읍도 道건설기술심의만 남아, 학림보도교 형하교 30m 상당히 큰 규모 

바다의 땅 통영은 그 별칭답게 영남바다의 대부분 섬들을 보듬고 있는 곳이다. 무려 600개 가까운 유무인도가 모두 통영 안마당인 것. 그런 바다와 섬이 조선후기 통제영의 풀뿌리 산업이었을 것이고, 근대통영 경제의 정체성 형성에 기여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섬은 점점 늙어가고 있고, 거주민은 줄어들고 있다. 섬의 위기이자, 통영정체성의 위기다. 언제까지 우리 스스로가 바다의 땅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섬이 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섬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아니, 그보다 먼저는 섬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고향을 버리고 뭍으로 가겠다는 생각을 가능한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번호에는 천영기 시장의 섬 관련 공약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민선8기에 처음 시도하는 과업도 있고, 이전부터 해오던 것도 있다. 문제는 과연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느냐 아닐까?

 

학림, 연도 보도교 조기건설

산양읍 마동~학림도 연육보도교와 도산면 연도~읍도 연륙보도교는 천영기 시장이 시작한 사업은 아니다. 통영시 건설과 김명국 도서개발팀장은 “2016년에 이미 계획을 수립해서, 2018년~27년 제4차 섬 종합발전 종합계획에 반영된 사업”이라고 말했다.

두 개의 연육 보도교 건설사업은 같은 듯 다르다. 마동~학림 보도교는 국립공원구역 안인데 비해, 연도~읍도 보도교는 아니기 때문. 그래서 2018년에 반영된 사업임에도 마동~학림 보도교의 경우 “그동안 국립공원과의 협의가 진행됐었고, 풍동시험을 통한 바람의 영향, 태풍 등을 가정한 재해영향평가, 해상교통안전진단, 주민설명회 등 절차에 시간이 걸렸다”고 김팀장은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환경부에 국립공원행위허가 신청을 했고, 지난 7일 현재 보완서류를 제출한 상태다. 올 상반기 중 국립공원심의위원회가 열려 해당사업에 대한 심의가 있을 예정인데, 이것이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하지만 민간단체와 전문가 다수가 참여하기 때문에 심의를 쉽게 여길 수는 없다.

도산면 연도~읍도 보도교도 제4차 섬 종합발전 종합계획에 반영된 것은 마동~학림 보도교와 마찬가지다. 다만 중앙정부 대신 경남도에서 심의한다. 현재 통영시가 경남도 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한 상태이며, 지난 14일 경남도청 담당자가 심의위 개최에 앞서 현장 확인을 위해 들렀다. 예정된 심의날짜는 본지 이번호가 발행되기 전날인 4월 18일.

이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행정절차는 마무리되는데, 위원회가 조건부승인을 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해당조건을 충족하는데 필요한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하반기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김명국 팀장은 부연했다.

마동~학림 보도교의 사업비는 원래 480억 정도였는데, 자재비가 상승하는 바람에 상당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통영시는 사업비 90%는 국도비로 충당하고, 나머지 10%정도를 시비로 투입할 예정이다. 연도~읍도 보도교도 당초 91억이던 사업비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통영시민들 중엔 마동~학림 연결교량이 차도교가 아닌 보도교인 점에 실망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성급한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김명국 팀장은 “2018년 종합계획에 반영될 때부터 보도교였다. 이곳은 국립공원구역이라 차량이동용 교량건설은 허가 날 수가 없다”며 “관광목적이 아닌 응급상황 시 도서주민 이동편의를 위한 ‘주민연결로’로 계획했기 때문에 종합계획에 포함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구나 차도교로 건설하려면 투입예산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고, 만일 500억을 넘으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교량건설은 더 난망해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두 보도교의 예정구간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마동~학림의 경우 산양읍 미남리 마동 수산과학관 진입도로 오르막 구간에서 송도까지 길이 850m의 제1교량이 먼저 연결되고, 신규개설 연결도로를 통해 다시 길이 170m의 제2교량이 학림도로 이어지게 된다. 송도와 학림도의 서쪽에 저도가 있는데 통영시는 향후 저도~학림 보도교까지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송도와 학림도 구간은 짧아서 ‘볼만한’ 교량은 마동~송도 제1보도교다. 제1교량에는 150m간격의 주탑 2개가 있는데, 상판에서의 높이만 50m에 이르고, 해수면에서 상판까지 형하고도 30m나 된다. 충무운하교의 형하고가 14m인 점을 감안하면, 말이 보도교지 사실상 대형교량 스케일인 셈.

연도~읍도 보도교는 도산면 도선리 칠선끝에서 도선리 연도까지 길이 390m의 제2교, 다시 연도에서 오륜리 읍도까지 길이 362m의 제1교를 건설할 계획이다. 보도교의 형하고는 11m.

통영시는 보도교 건설로 섬주민의 이동이 용이해짐은 물론, 미륵도 관광스폿으로도 한몫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2026년까지 준공할 다음, 2025년쯤 예정된 제5차 섬 종합발전 종합계획에 잔여구간 반영을 건의하겠다는 의지다.

 

농·수산물 우선구매 등 지원

이 공약은 농산물과 수산물의 판매유통을 지원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세부내용은 제법 다르다. 섬 농산물의 경우 이미 브랜드화 지원, 판매부스지원, 친환경농산물 인증지원, 포장재 지원 등은 해오던 것이고, 여기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이랄까, 순회수집비와 해상운송비를 추가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수산물의 경우 섬 지역 수산물 우선구매, 온라인 판매 시스템 구축·관리, 수출판로개척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통영시 수산과 수산식품개발팀 신미순 팀장은 “지역에 사업 중인 수산물 가공업체들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고차가공식품 보조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역수산물을 구매하는 업체에 보조사업 우선선정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예산 2억을 지원받는 업체가 5개는 이미 선정됐고, 하반기 1개 업체를 추가 선정할 예정“이라고.

지역 수산물의 수출판로 지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 오던 일이기도 하다. 다만 섬지역 수산물이 우선 구매되도록 돕겠다는 것. 그에 앞서 과연 섬 지역 수산물 생산량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인 만큼 “현재 어촌계를 대상으로 어촌계 지원요청방안에 대한 실태조사 중”이라며 “4월 중 마무리 되면 이를 토대로 어촌계장들과 단체 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신미순 팀장은 말했다. 이와 더불어 수산물온라인 판매시스템 구축·관리 공약 역시 설문조사 중이다.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할 것인가 아니면 통영몰, e-경남몰, 장피랑 등 기존 시스템에 입점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기 때문.

통영농업기술센터 농산물유통팀 김민준 주무관은 “섬 지역 농가들은 영세하다. 육지로 유통시켜 판매하는 것 자체가 추가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잃도록 만든다”며 “그래서 농산물을 집결시켜 한 번에 이동하는 방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1차적으로 섬지역 농산물을 ‘순회수집’한 다음, 한 번에 ‘해상이동’해서 경매장이나 판매장으로 보내자는 것. 김주무관은 “다만 아직 상세한 계획을 수립하지는 않았고, 계획을 수립한 다음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6월까지는 계획수립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포장재 지원사업이란 한산도(땅두릅, 옥수수, 고구마), 욕지도(감귤, 고구마) 작목반에 GAP인증 친환경농산물 포장박스를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고구마(190농가), 감귤(66), 땅두릅(102), 옥수수(40) 등 농가들이 유효기간 2년의 GAP우수농산물 인증을 받으려면, 분석비·심사비·스티커 제작 등이 필요한데, 그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김주무관은 “농가들이 워낙 영세하고, 농민들 역시 연로한 상태인데다, 새로운 방법으로 변경하기 보다는 늘 해 오던 대로 직거래를 고집해서 실태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마동~학림 보도교의 완성도. 주탑높이는 80m, 형하고는 30m나 된다.
▶마동~학림 보도교의 완성도. 주탑높이는 80m, 형하고는 30m나 된다.

운임료 실현, 섬 농·수산물 우선 판로확대 지원

섬 농산물 수집운송비 지원, 섬 수산물 구매업체 인센티브 제공, 보건지소에서도 물리치료 가능

섬 지역 의료서비스 확대

현재 통영시 관내에는 21군데에 보건지소(한산, 욕지, 사량 3군데)와 진료소 18개소를 운영 중이다. 4개를 제외한 모든 진료소는 섬에 있다. 그런데 기존 도서지역 진료소에서는 내과, 외과, 한의과 등 일반진료만 하면서, 고령층이 많은 도시지역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른바 ‘건강증진형 보건지소’다.

보통 초고령사회란 노인인구비율이 20%이상일 경우를 말하는데, 통영관내 섬 지역은 두 배가 넘는 44%에 이른다. 한산도와 욕지도, 사량도에 있는 기존 보건지소 옆에 건물을 신축해 여기서 물리치료도 하고, 치매안심교육프로그램 운영도 함으로써 주민들의 건강권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겠다는 것.

이 사업은 민선8기에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터다. 한산면과 사량면에서는 2021년에 차례차례 개소해서 현재는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고, 욕지면의 경우 사무집기 비치, 의료시설 설치가 끝나는 대로 4월말까지 완료 및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기간제근로자인 물리치료사 수급이다. 병·의원 근무 의료기사의 보수가 높아 도서지역 기간제근로자 채용을 희망하는 지원자가 없는 실정이다. 한산면 물리치료사 공채 시 응시자가 단 한 명도 없었고, 욕지면도 지원자가 없어 보건소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운임료지원확대와 오곡도 운항

2019년 제정된 ‘통영시 여객선 운임 및 야간운항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현재 도서민은 운항거리에 따라 최대 5000원을 부담하고, 통영시민은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내년부터 섬 주민 부담금을 1000원으로 축소해서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경남도와 협의 중이다.

통영시 항만개발팀 노승욱 팀장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인천광역시는 주민부담을 1500원, 전남도는 1000원으로 낮추는 지원을 벌써 시행 중이며, 노승욱 팀장은 “이런 종류의 지원은 한 번 시작하면 중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상교통수단 다양화 지원 공약에 대해 노승욱 팀장은 “현재 여객선, 도선이 운항하지 않는 오곡도에 낚시어선을 활용해 주민이동 편의를 돕고자 하는 사업”이라며 “지난 3월 해수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뒤 현재 해수부-해경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작할 수 있을 듯. 내년에는 광도면 저도(예포마을 앞), 입도(덕포일반산단 앞) 주민들에 대해 공모사업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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