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 생산시설까지 갖춘 수소복합기지가 완성된 모습의 조감도
▶수소연료 생산시설까지 갖춘 수소복합기지가 완성된 모습의 조감도

윤석열 대통령 지역공약 “수산인의 날 행사에서 거듭 약속”, 정부 5개년 계획안 반영 외 아예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까지 요청예정

한산대첩교 건설이라는 천영기 통영시장의 약속은 지켜질 것인가? 그도 확실하다고 봐야 하는 것이, 이는 천영기 시장의 공약이었을 뿐만 아니라,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지역공약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공약이기도 하기 때문.

사실 자리는 벌써 깔린 상태였다.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오랫동안 단골 공약이던 이 사업이, 지난 21년 5월 정부가 국도5호선 노선연장안(거제 연초-추봉도~한산도~미륵도)을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에 반영함으로써 사실상 준공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던 것.

 

▶한산대첩교가 건설될 한산도를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
▶한산대첩교가 건설될 한산도를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

 

한산대첩교 조기건설 추진

그로부터 벌써 2년이 지났으니, 현재 한산대첩교 건설사업은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분명한 것은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란 점이다. 바람도 순풍이고, 조류도 제대로 탔다. 지난 3월 31일 제12회 수산인의 날 행사가 통영에서 열렸고. 이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왔다. 통영시장으로서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천영기 시장은 다른 행사에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한산대첩교 건설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는 것.

그럼 절차상으로는 어디쯤 있을까?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 국가도로망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리는 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은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진다. 대첩교 확정 당시 전반기는 이미 출발한 상태였기에, 26~30년의 6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계획에 반영되는 것이 관건이었다.

천영기 시장의 주요역점 공약을 별도로 관리하는 통영시 미래혁신추진단 해당공약 담당자는 “지난 3월 통영시에서 경남도로 한산대첩교 조기건설 공약 추진 건의안을 제출했고, 경남도는 경남권 건의안을 취합해서 4월초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단지 서류전달만으로 견딜 수 없었던 통영시 관계자들이 지난 4월 21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을 방문해서 확인한 결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5월초쯤 해당 건의안을 세종시 국토교통부 본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통영시 담당자는 “국토부는 아마 타당성 검토를 위한 용역을 의뢰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통영시는 여기에 더해 천영기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지역공약이자 대통령의 지역 공약이라는 명분으로 예타(예비타당성검토)를 면제해 줄 것을 국토부에 건의한 상태다. 최근 정부가 예타 관련 사업비 제한액을 기존 500억 미만에서, 1000억 미만으로 완화할 방침인데, 이는 4000억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한산대첩교 건설과는 무관한 완화조치다. 그래서 아예 예타 면제를 요청한 것.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지닌 파워지렛대의 하나인 ‘예타’를 면제해 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진 않다. 다만, 대통령의 관심사안인 점에 기대는 바가 크다.

한산대첩교 조기착공 공약은 “속이 뻥 뚫리는 교통혁명 달성”이라는 큰 제목 예하 공약의 하나다. 나머지 예하공약들로는 ▶KTX통영역 역세권 개발추진 ▶용남~무전간 도로건설사업 ▶충무교 4차선 확장개통 ▶수소버스(전기버스) 보급 및 천연가스 버스 확대 ▶용남면 해안도로 조기개통 등이 있다. 이중 역세권개발은 투자선도지구 공모선정으로 출발이 가시권이고, 용남 해안도로는 지엽적인 부분이며, 수소버스 관련은 이번 호에 살펴볼 예정이다. 다만, 용남~무전간 도로건설과 충무교 4차선 확장은 공약해부 시리즈를 통해 분석한 바 있으나, 보도 당시와 달라진 상황 때문에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무전~용남 도로건설 사업은 천영기 시장의 관문터널 건설공약을 포함하고 있다. 무전동에서 관문터널을 통해 연결되는 기호마을에서의 교통 대혼잡 상황을 없애기 위해 용남면 방면으로 도로를 개설한다는 것이 뼈대.

그런데 터널과 왕복2차로 도로개설만으로도 700억 가까운 예산이 들어가는 점에서, 재정이 열악한 통영시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사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묘수를 낸 것이 무전~용남간 도로를 67호 국지도(보도 당시엔 국지도 58호선)에 노선 편입한 다음, 국비를 투입해 터널과 도로를 개설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국도나 국지도로 지정돼 있어야 건설 5개년계획 반영이 가능해지기 때문.

본지도 보도 당시「현실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도로망을 국지도에 편입시키는 일이라 논란이 될 수도 있고, 성사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식의 편법이 통한다면 전국 지자체가 똑같은 방식으로 시도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라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했었다.

교령(橋齡) 56년의 충무교는 안전문제도 문제거니와, 병목현상으로 행락철 통영교통정체의 진원지다. 통영시는 충무교를 신설(新設)급 재건(再建)을 통해 왕복4차로로 확장한다는 계획인데, 여기에 450억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통영시의 재정으로는 불가능한 사업.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현재 도남동119안전센터까지인 67호 국지도 기점을 당동교차로까지 연장한 다음, 국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절박한 통영시로서는 머리를 짜내서 얻은 결론이었고, 본지는 보도 당시「시장-국회의원-도지사-대통령이 같은 정당 소속이라는 ‘4각 편대’ 상황은 통영에 전례 없는 호기(好機)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 두 가지 방식으로 도로만 지정된다면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5개년계획 반영도 가능하고, 전액국비로 건설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역시나 무리였던 모양이다. 국토교통부는 “기존 노선이 없는 경우라면 도로등급조정과 5개년계획 반영을 동시에 추진할 수 없음”을 통영시에 분명히 전달했다. 통영시의 시도가 원천봉쇄된 것.

결국 통영시가 이번에 한 것은 충무교(4차로), 무전~용남도로 그리고 남해안아일랜드하이웨이에 대해서는 우선 등급조정을 요청하고, 한산대첩교(국도5호선), 광도~도산 연결도로(국도77호선), 국도14호선 대체우회도로(죽림e마트 뒤편~용남면 해상교량)에 대해서만 5개년계획에 반영을 신청한 것. 충무교, 무전~용남 도로는 등급조정이 받아들여지면, 제3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2031~2040)에 반영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는 남해안 해양관광 활성화 및 국제적 해양관광거점 조성을 위해 경남도가 추진 중인 사업이다. 전남 여수시에서 경남 남해군, 통영시, 거제시와 부산시를 잇는 총길이 152Km의 대규모 해상도로인데, 한산대첩교가 그 노선에 포함돼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역의 숙원사업인 한산대첩교를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예타 면제 등 중앙부처와 적극 협의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수소복합기지 건설하면 수소버스 연료 생산까지 가능, 올해 전기버스 12대 도입 및 전기충전소 설치 계획, 수소버스는 내년부터

 

▶친환경수소버스. 위 사진은 서울시의 수소버스 사례다.
▶친환경수소버스. 위 사진은 서울시의 수소버스 사례다.

 

수소버스 보급·천연가스버스 확대

작년 3월 용남면 소재 수소충전소가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승용차의 경우 하루 평균 60대(넥쏘 기준), 버스의 경우 12대 이상을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인데, 청정도시를 추구하는 통영시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수소버스(전기버스)를 도입함으로써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을 넓히기 위해 무언가가 좀 더 필요했던 것.

그래서 정부 수소복합교통기지 공모에 응했고, 지난 2020년 통영시는 전국 5개 지자체와 함께 선정되며 국비 45억을 지원받았다. 도비 7억5000만원, 시비 20억5000만원에 민간자본 부담까지 총 186억 원이 투입되는 이 수소복합교통기지는 단순히 수소충전소 기능뿐만 아니라 수소에너지 생산까지 가능한 시설이다. 현재 광도면 노산리 시내버스 차고지 인접한 7000㎡ 부지에 건설 중인데, 내년 1~2월쯤 본격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산설비, 충전소(2기), 세차장 및 정비소, 관리사무동 등이 갖춰지는데, 수소가스는 경남에너지의 도시가스를 원료로 해서, 하루 1920Kg정도 생산하게 된다. 이 수소충전소는 하루 18시간 운영하고, 1시간에 버스 4대를 충전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총72대를 충전할 수 있는 셈.

현재 통영시에는 총103대의 시내버스가 운행 중이며, 아직까지 수소버스는 없고 전부 경유 차량이다. 원래 통영시는 올해부터 수소버스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수소충전소가 내년 가동하는 점을 감안해 올해는 전기버스 12대를 먼저 도입한다. 현재 전기버스 충전소를 7월말까지 설치 예정이다. 내년에는 최대 24대, 2025년 19대, 2026년 14대의 수소버스 도입을 계획 중인데, 적어도 매년 10대 이상은 도입하겠다는 의지다.

전기버스의 경우 100%충전에 2시간 정도 걸리고, 300Km정도 운행 가능하다고 한다. 통영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하루 평균 운행거리가 220Km정도이므로, 하루 1번 완충으로도 충분한 셈. 수소버스의 경우 충전시간은 30분 이내에 가능하고, 완충 시 최장운행거리는 4~500Km정도다. 운행거리는 수소버스가 나은 편.

비용의 경우 전기버스는 경유의 1/4, 수소버스의 경우 2/5가격 정도로 저렴하다고 한다. 통영시로서는 시내버스 회사에 지출하는 보조금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이며, 혹은 절감한 예산으로 다른 선택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가령 출퇴근 시간 추가배차, 벽지노선 증차 방안. 또는 교통비 지원대상 확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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