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하부역사에서 해상케이블카로 이어지는 노선은 남망산, 이순신공원, 어느 방향이 좋을까?

충무체육관에 신청사, 舊교육청에 의회청사, 공설運 부지 만남의 광장 조성, 기금 1000억 원 마련 목표

해상케이블카 노선 고심 중, 관광 외 교통수단으로써 다양한 용도 구비계획

 

시청사 논란은 심지어 지금의 통영시 1청사가 건축될 당시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통영시 도심지에서 벗어난 데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열악해서다. 현재 시청사는 이원화됐고, 낡은 사무실과 부족한 회의실 등 근무여건 악화에 주차난까지 더해져 새로이 통합청사를 지어야 한다는 소리는 줄기차게 나왔다. 그럼에도 천영기 통영시장이 후보시절 통합청사 건립 로드맵을 제시할 때조차, 이 공약은 이상하리만치 지역 언론의 질문 우선순위에 오르지도 않았다. 

열악한 통영시의 재정 상 문제는 건설비용 아닌가? 일단 건립기금을 조성해야 하는데, 정광호 의원이 발의해 작년 3월 본회의를 통과한 ‘통영시 청사건립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가 근거가 될 예정이다. 천영기 시장은 총사업비로 1000억 원을 잡았다.

 

통합청사 건립에 1000억 기금

일단 2023년과 2024년 각각 50억씩 총100억 원을 조성하고, 2025년에 100억 원, 임기 마지막 해인 2026년 200억 원으로 일단 400억 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그리고 2026년 이후, 천영기 시장이 연임한다면 자신의 두 번째 임기 내에 1000억 원을 모두 조성하겠다는 것. 물론 이 금액은 통합청사와 시의회 건립비용이며, 만남의 광장 조성비용은 별도다.

충무체육관 1만3695㎡(4200여 평)부지 건설비용으로, 1000억 원은 큰돈이지만 과다한 것은 아니라고 통영시는 설명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합천군만 해도 군청사 신축기금 529억 원 마련을 목표로 올해 이미 100억 원을 적립했고, 내년에도 100억 원을 적립할 계획이다.

남해군은 기금 900억 적립을 목표로 이미 2002년 20억 원 적립을 시작해 2017년까지 180억 원을 적립했다가, 2018년부터 3년간은 100억 원씩, 2021년부터 200억 원씩 해서 이미 880억 원이나 적립했다. 목표액까지는 불과 20억 원 남겨둔 셈. 2015년부터 새로운 군청사 마련을 위해 기금적립을 시작한 이웃 고성군도 매년 35억, 40억, 올해 9000만 원 해서 265억 원이나 적립했다. 이상근 고성군수 취임 후 기금적립이 잠정 중단된 상황은 눈길을 끄는 부분.

합천군은 인구래야 22년 11월말 기준으로 4만2181명이고, 남해군도 4만2266명(21년 12월말 기준), 고성군 역시 인구 4만9871명(22년 11월말 기준)인 지자체다. 감소했다고 해도 인구 12만3000여 명(22년 11월말 기준)인 통영시가 신청사 건립기금으로 1000억 원을 적립하겠다는 것이 전혀 무리는 아니다.

기금목표액이 적립된 이후 본격적인 건립에 들어간다면 당연히 너무 굼뜨다고 생각할 것이다. 내년 초 ‘청사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기간은 1년 정도. 이를 통해 주민의견 수렴, 후보지 선정, 건축규모 확정, 투자심사 자료 작성 등을 마친다는 계획이며, 이듬해인 2024년 전반기에 ‘청사건립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그 운영조례 제정을 마치게 된다.

같은 해 9월쯤 통합청사 신축 부지를 확정하고,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하며, 2025년 4월 경남도에 투자심사 의뢰, 9월 공유재산 관리계획 반영 및 사업비를 확보한 다음 2026년 1월부터 부지보상 협의에 들어간다. 2026년 지방선거를 하는데, 천영기 시장이 연임하던 새로운 시장이 당선되던, 통합청사 건립을 위한 바퀴는 멈추지 않는다. 2027년 1월 통합청사 설계를 공모하고,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는 등 10월까지 건축 인.허가 협의를 마친 다음 이듬해인 2028년 1월 건립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공사기간은 2년 정도로 2029년 12월 신청사를 준공하겠다는 것.

현재 통영시의 로드맵은 현 충무체육관 자리에 통합청사를 건립하고, 옛 통영교육청 자리에 통영시의회를 신축하며, 통영공설운동장 지하에는 주차장을, 지상에는 공원형 ‘만남의 광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건립기금 1000억 원은 오로지 통합청사와 시의회 건립에만 투입되는 것으로, 부지매입비용은 별도다.

하지만 여전히 체육인들의 수요가 있는 충무체육관을 허무는 만큼, 대체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을 통영시도 인지는 하고 있다. 구도심 또는 신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은 부지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 신설 실내체육관 건립비용은 미정이라는 점은 과제. 옛 교육청 부지와 건물은 통영교육청 소유인데, 적잖을 것으로 추정되는 매입비용 마련계획이 없는 점, 현재 리모델링 계획 중이라는 통영교육청의 협조가 필요한 점 역시 숙제.

통영공설운동장 문제는 이 부지를 기증한 박삼강 선생의 후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1차 과제다. 부산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들에게 최근 천영기 통영시장이 전화 통화를 했는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종합운동장이래야 단 한 곳뿐인 통영시로서는 새로운 종합경기장을 건설할 대체부지는 물론 건설비용까지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나, 아직 이에 대한 추정조차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통영시청 회계과 청사관리팀 양세진 팀장은 “일단 도민체전이 열리는 2023년 6월 지나야 운동장 이전에 따른 윤곽이 드러날 듯하다”고 말했다.

공설운동장 지하에는 주차장을, 지상에는 만남의 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통합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마 시민 대다수가 공감할 것이다. 직원 휴식 공간 부족, 회의실 부족, 서고 및 자료실 부족, 주차장 부족 등등 때문에라도.

가장 어려운 난제가 남는다. 통영시나 고성군은 심각한 인구감소로 이미 소멸위기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2040년이면 인구가 10만 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도 나오는 입장인 통영시가 1000억 원을 들여서 통합 신청사를 건립하는 게 타당한가 하는 문제다. 차라리 통영시와 고성군이 행정통합을 해서 양 도시가 적립할 2000억 원으로 새로운 행정타운 건립에 투입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것이라는 소리는 그래서 나오는 것 아닐까?

 

야간운행을 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의 야경
야간운행을 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의 야경

 

해상케이블카로 통영 재도약

국민배우, 국민여동생 등등 ‘국민’이라는 수식어는 참으로 영예스러운 단어다. 통영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으니 바로 국민케이블카. 곤돌라형 케이블카 탑승체험 대중화 시대를 연 선구자, 지자체 재정에 ‘꿀잼’을 가져온 효자상품, 성공사례 벤치마킹 선진지로 여타 지자체의 단골방문지 등등. 그렇게 인기 고공행진을 누리다가 어느 순간 급전직하, 후발주자들로부터 가운데 무대에서 밀려나, 이젠 ‘내 코가 석자’가 된 통영케이블카.

천영기 통영시장은 ‘원조’, ‘국민’ 케이블카의 업그레이드를 노리고 있다. 관광을 넘어서 궁극의 교통수단으로 활용될 그런 해상케이블카를. 해상케이블카 조성사업이 천영기 시장이 후보시절이던 지난 5월 발표한 ‘6대 분야, 27개 과제’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랍다. 당시 없던 사업을 돌연 공약에 넣었다는 말?

하지만 본지가 지난 3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보낸 “미륵산 케이블카가 예전의 위상을 회복할 방편은?”에 대한 답변을 보면 놀랄 일은 아니다. 천영기 당시 예비후보는 “케이블카 탑승을 기본 패키지로 하는 수산·문화예술 등과 연계된 종합 관광상품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쎄, 이 정도론 해상케이블카 공약으로 보긴 어려울까?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이던 천영기 시장은 ‘10년 통영의 꿈’을 발표했다. 그는 여기서 관광분야 핵심공약으로「미륵권∼한산도간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제시한 바 있다. 별안간 넣은 공약은 아닌 셈.

핵심공약 실행부서인 신설 미래혁신추진단에서 맡고 있는 ‘관광·교통 해상케이블카 조성’ 공약은 일단 내년 사업비로 3억 원을 책정해 놓고 있다. 내년 2월 발주할 ‘타당성 및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통영시의 특색에 맞춘 관광 인프라 확충을 추구하고, 최신 트렌드 분석을 통해 최적의 노선을 선정하기 위한 것. 용역비가 3억 원이나 되는 것은 최적노선 선정 후 시설관리계획 결정, 도시계획시설 반영 등까지 일사천리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착공 7년 만인 지난 2008년 상업운영을 시작한 미륵산케이블카는 17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전액 통영시의 재정투자였고, 시가 별도로 출자한 통영관광개발공사가 관리운영을 책임졌다. 해상케이블카는 민자유치를 통해 조성할 예정이며, 2027년 12월까지 민간 투자자를 선정하게 된다. 준공은 2030년말 쯤.

해상구간 공사인 만큼 건설비용도 적잖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1.5Km의 여수 해상케이블카 건설비용은 320억 정도고, 길이 1.62Km인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에는 665억 정도가 투입됐으며, 길이 3.23Km이 목포해상케이블카 건설엔 900억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영은 해상구간 1.7km 정도를 추산하고 있으니, 대강 추정액은 나온다.

민자유치를 하는 것이 “사업의 성공을 확산하지 못해서는 아니다”라고 미래혁신추진단 미래도시개발팀 정점안 팀장은 밝힌다. 부산 송도, 하동, 거제 학동, 여수, 목포, 진도, 제부도케이블카 등 대부분이 민자 사업이며, 그래야만 마케팅에도 더 효과적이고, 지역민들이 원하는 야간운행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통영해상케이블카가 내세우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관광목적만이 아닌 기능적으로 교통목적에 케이블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점이다. 일견 당연하게 보이지만 관광객들에게는 통영의 밤과 낮을 좀 더 심도있게 즐기는 방편을 제공하겠다는 것이고, 지역민들에게도 생활 속에 들어있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보면, 패러다임의 변화다. 천영기 시장이 본지에 답했던 “다른 분야와 연계된 종합 관광상품 개발”의 실현판이라 할까?

정점안 팀장은 “케이블카 자체가 관광상품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그것은 기본이고 그 외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느냐 없느냐가 생존을 가른다. 통영이 얼마나 많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가? 통영만큼 있는 곳도 드물다”며 용역 이후 결정될 노선에 대해서도 “미륵도 종합수산물 유통센터(제2의 노량진 수산시장)과 연계할 것인지, 봉평동신아sb뉴딜사업지와 연계하게 될지, 남망산 공원으로 연결될지, 이순신공원으로 연결될지, 제2의 해운대(장좌도 개발공약)로 연결될지, 옵션이 아주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2030년을 목표로 건설될 해상케이블카가 현재 미륵산케이블카 하부역사와 어떤 방식으로든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창간 때부터 통영시와 고성군의 행정통합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양 진영 두 명의 국회의원 후보에게 아쉬웠던 점은 두 후보 모두 표를 의식한 나머지, 지역의 미래발전을 고려할 경우 한 군데의 KTX역사 건설이면 충분함에도, 고성역과 통영역의 동시건설을 주장했던 점이다. 그로 인해 통영역은 장문일대가 후보지가 됨으로써 난개발 및 주민피해라는 결코 반갑지 않은 결과물을 얻게 됐고.

해상케이블카라는 관광·교통 인프라를 얻는 것은 기쁜 일인지만, 행정통합을 이루기 전에 고성군과 통영시가 제각각 신청사 건립을 하게 되면 이만한 중복투자가 또 있겠는가? 통영시가 통합청사 건립을 준비한다면 이에 따라 구청사(1·2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를 당연히 시작해야 함에도,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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