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당선 조합장 3인방의 맏형 “30년 넘는 일터이자, 내 인생의 전부가 이 곳”

자체특화사업 ‘수목장 조성’ 반드시 할 것이지만, 조합의 재정안정화가 최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금융자산 1000억 원 달성 위해 최선, 현재보다 40% 이상 증가

젊은 조합장들에 대한 기대가 지역에 높다. 농축수협과 달리 영세한 통영산림조합을 이끌어 나갈 차형재 조합장(53)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당선된 젊은 조합장 3인방<김태형 멍게수협조합장(52), 김성훈 해수어류양식조합장(49)>의 맏형으로서 역할도 기대한다면 지나칠까? “직원들과 소통은 물론 조합원들과도 소통하는데 솔선수범 하겠다”는 차형재 조합장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따뜻한 봄기운이 무르익는 계절의 절정에서.

팔팔한 20대 초반이던 1992년 입사한 이후 30년 넘도록 한 우물만 파온 차형재 조합장에게 통영산림조합은 그의 인생 전부나 마찬가지다. 인터뷰 당일 마침 당선 이후 첫 이사회를 열었다고. 아주 오랜 시간동안 직원으로써 이사회 자료를 준비하던 그가 이젠 조합장으로서 이사회를 주재하는 일은 어떤 의미일까? “감회가 새로웠다. 그만큼 책임감도 더 느낀다.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형재 조합장은 자신을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 흐름을 읽어내고 다양한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내유외강형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고 소개한다. 스스로는 ‘외강형’이라고 했지만, 인터뷰 내내 푸근한 인상으로, 목소리 톤의 높낮이 없이,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간 그는 ‘외유형’같기도 했다.

그는 우선 조합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먼저 했다. “그동안 저를 믿어주시고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제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이라 생각하며 통영산림조합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 또 뛰겠다”며 감사인사에서조차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듯.

사실 통영산림조합은 관내 다른 농수협과 비교해서도 세가 약한 편이다. 조합원은 1200여 명으로 적잖은 편이지만, 인근 고성군 산림조합의 약3500명에 비할 바가 안 된다. 차형재 조합장은 그런 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 오죽하면 차조합장이 “없는 살림에 직원들 후생복리도 잘 제공하지 못했는데, 그나마 이제야 어느 정도 제공할 수 있는 게 지금 생각해도 기쁘다”고 말할까.

차형재 조합장은 “통영은 대부분 바다인근이라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산림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부족하고, 더구나 도서지역 대부분 산림이 공원구역으로 설정돼 있어 개발도 제한적이라 조합원 가입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조합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숲과 산림의 장점을 더욱 더 부각시켜 조합원 가입증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통영산림조합이 설립된 것은 1962년이다. 1980년에 공법인(公法人)으로 변경했고, 1989년에야 조합장 직선제가 시작됐다. 1996년 상호금융업무를 개시했고, 2018년 마침내 광도면 죽림에 신청사로 신축 이전했다. 외형적으로는 성장했다. 하지만 차조합장은 “조합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안정적인 조합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 어떤 경제사업들이 있을까? 차조합장은 수목장 조성과 산림휴양밸리 조성 두 가지를 들었다. 그의 공약사업들이기도 하다. 다만 공약달성을 위해 무리한 일정으로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이다. “공모사업을 통할 것인가, 자체 재원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제3의 방식으로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데, 그보다 최우선 과제는 통영산림조합의 재정안정성을 다지는 일”이라는 차형재 조합장은 “여기에 아마 2~3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이후에야 추진할 경제사업의 타당성을 따져 볼 것”이라고 말한다.

수목장 조성은 통영에 아주 적합한 사업이라고 차조합장은 믿는다. “통영의 화장률은 94%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거나 두 번째에 해당할 정도”이기 때문. 차조합장은 “공간확보를 위한 약간의 간벌은 필요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산림훼손이 대단히 적고, 토목시설공사라고 할 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은 사업”이라며 “떠나신 분의 추억이 잘 간직되도록 품위있는 수목장으로 조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납골당이 주는 부정적인 혐오시설 이미지도 없애고,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섭리를 연상시킬 수 있는 전망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차형재 조합장은 “친환경 수목장이란 인공적 조성 대신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수목장 전체를 조성해, 자연과 함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울창한 수목 안에서 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산림휴양밸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연에서의 휴양과 숲길을 걷는 힐링을 한 번에 만족시키는 사업이다. 다만, 수목장보다 대규모의 재정투입이 동반되는 일인 점은 고민스러운 포인트다.

2~3년의 재정안정기간이 필요하다고 한 이유기도 하다. 그렇다고 나쁜 것은 아니란다. 차조합장은 “2022년 말 재무상태를 보면 2021년도 자산, 부채, 자본이 대폭 성장했다. 올해 역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전 임직원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고 ‘내 식구 기 키우기’에 열심이다. 그런 그에게 공약이기도 한 ‘금융자산 1000억 원 달성’은 어떤 의미이며, 언제 가능할까?

차형제 조합장은 “금융자산 1000억 원 달성은 조합의 재정안정화로 조합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라며 “지속적인 자기개발로 금융지식 확보, 조합원과 금융고객에게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 제공, 임업전문 서민금융기관으로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많은 고객들이 제발로 찾는 산림조합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금융자산은 700억 원 정도인데, 목표가 1000억 원 이라면, 자산증가율이 40%를 넘어야 한다. 금융사업을 시작한 1995년 이래 28년 동안에 달성한 것보다 40%나 많은 금융자산을 언제까지 달성한다고? 차재형 조합장은 자신감을 내뿜었다. “마음 같아서는 올해 안에 1000억 원을 달성하고 싶은데, 넉넉하게 잡아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성하고 싶다”고. 인상적인 것은 “직원들이 그 목표달성을 위해 고생 깨나 할 것 같다”는 기자의 바보 같은 질문에 대한 차조합장의 다음 발언이다. “직원들에게만 맡겨 놓고 다그쳐서는 안 된다. 조합장도 나서야 한다. 아니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그러라고 조합장 뽑아 준 것”이라는.

산림조합의 사업은 독특하다. 지자체의 업무를 대행하는 성격이 강하다.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을 산림조합에서 하도록 했다. 그런 사업에는 임업인․영림단 등의 육성 및 지도를 포함한 교육․지원 사업, 임산물의 제조․가공․판매․알선․수출 등의 경제 사업, 산림 대리경영 및 산림경영계획 작성·양묘장조성·숲가꾸기·벌채·특수산림사 등의 산림경영 사업, 조합원 위한 신용사업, 공제사업, 복지후생사업 등이 있다. 앞서 언급한 수목장 조성사업이 복지후생사업에 해당한다.

차형재 조합장은 조합원을 위한 장학금 지급, 임산물 재배농가 기술지도 및 홍보와 판매망 확보, 산주조합원 면세유류 공급확대 등을 달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또 다른 도약도 준비 중이다. 그는 “정보통신기술산업(ICT)의 발달로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합은 영원이 도태되고 말 것이다. 통영산림조합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읽어내고 미래비전을 제시하여 새로운 변화, 더욱 더 발전하는 조합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부인과의 사이에 이미 대학까지 졸업한 딸과 아들을 둔 가장이기도 한 차형재 조합장은 자녀들에게 “항상 최선을 다 하라”고 가르친단다. 직원들에게는 좀 다른 걸 요구한다. 그는 우선 “통영산림조합은 규모가 작았던 탓인지 조금은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있다”고 솔직히 말하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조합을 위한다는 적극적인 마음을 가져주길 기대한다”고.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업무가 잘 안 풀릴 경우나 그 외 업무적인 고민을 혼자서 속으로만 하지 말고 소통을 통해 공유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 “조합원들과도 SNS를 통해서 조합소식을 전해주는 등 조합원과도 소통해 줄 것”을 당부했다.

차형재 조합장은 스스로 다짐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차형재 조합장은 “그동안 통영산림조합의 발전을 위해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데 대해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이 있듯이, 저 혼자가 아닌 전 조합원이 함께 힘을 모아 열심히 뛰고 노력하여 통영산림조합을 전국에서 으뜸가는 조합으로 만들어 조합원의 권익보호와 통영시민에게 쾌적하고 풍요로운 산림을 만끽하게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