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후보 경쟁 치열, 선거기간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 표출, 하나로 안아 묶어 조합발전 밑거름 활용

조합원 이익 극대화, 생산자동시스템 보조사업 지원요청, 열성화 종자 해결, 산지생산증명 의무화 추진

 

김태형(53) 멍게수협 조합장은 2명의 1970년대 출생 당선조합장 중 하나다. 양식업을 하는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2001년 귀향한 그는 이후 지역에서 누구 못잖은 커리어를 쌓았다. 멍게수협 감사 및 비상임이사, 통영시수산조정위원, 한국수산업경영인 통영시연합회장 및 경상남도연합회장, 통영시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장, 경상남도수산조정위원 등등. 하지만 가장 자랑스런 커리어는 이제 막 시작된 것 아닐까? 통영 아니 우리나라 최초의 부자(父子) 조합장이라는.〈편집자 〉

 

■  시민들에게 김태형 조합장 자신을 소개한다면?

굴수협 15대 김대완 조합장의 아들이자 2세대 어업인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다가 2001년 귀향한 뒤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부친으로부터 혹독한 가르침을 받으며 어업인으로써 경험을 쌓았다. 제 부친은 감히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할 만큼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며, 부친만큼만 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사회생활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통영JC회장, 통영시농구협회장, 한국수산업경영인 통영시연합회장, 한국수산업경영인 경남연합회장을 지내면서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멍게수협 발전을 이끌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멍게수협의 경우 무려 4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였고, 김태형 후보가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런데 371명 선거인단 중 333명이 투표를 했고, 김태형 조합장을 선택한 것은 126표, 비율로는 37.83%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절반 이상은 다른 후보들을 지지했다. 결과는 당선 조합장에게 새로운 숙제를 남긴 것 같은데, 김태형 조합장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모든 후보들의 포부야 각각일 테지만 조합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은 같았을 것이다. 선거기간 중 다양한 조합원들의 생각이 공약으로 표출됐고, 그런 다양한 의견들을 하나씩 안아가고 있다. 이를 한데로 묶어 조합발전을 위한 밑거름 아이디어로 승화시켜야 한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이라도 제가 먼저 스스럼없이 다가가서 소통하면 저의 진심을 알아주실 것이다.

 

■ ‘멍게의 유통 구조개선’이었다. 업계를 잘 모르는 일반시민들은 조합에서 경매를 하니까 정상적으로 유통되겠구나, 어민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보장받겠구나 싶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좀 놀라웠다. 현황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조합장의 해결방안을 제시해 달라.

연간 생산되는 1만5000~3만5000톤 멍게 중 40%인 알멍게(껍질 벗긴 알맹이 멍게)는 조합에서 위판하니 별문제 없는데, 60%인 활멍게는 생산어민 작업장에서 유통업자(활어차)로 직거래되는 실정이다. 위판이 어려운 이유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멍게의 엄청난 무게(하루5~10톤)가 첫째 원인이며, 샘플멍게만으로 나머지 생산품의 품질을 동일하다고 판단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두 번째이다.

멍게는 생물이라 시간이 경과할수록 어민에게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지고, 멍게울렁증이라도 번지면 헐값에라도 넘겨야 하는 게 조합원들의 실정이다. 물차에 유리한 입장에서 유통되다보니, 울며 겨자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유통구조를 만드는 것이 조합의 할 일인데, 그간은 위판사업으로 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려웠다.

저는 이를 개선코자 한다. 우선 조합원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인터넷싸이트를 개설하고, 전담직원들을 멍게생산 거점지역에 상주시켜서 생산품의 사진정보를 실시간으로 올리도록 하고, 멍게수협 인증을 받은 유통업자들만 온라인 구매를 허락할 것이다. 그래서 조합원 협조가 절대적이다. 오는 7월부터 멍게도 원산지증명제가 실시되는데, 여기에 더해 ‘산지생산증명서’를 의무화하도록 해수부와 협의 중이다. 멍게수협이 발급한 산지생산증명서가 있는 멍게만이 유통되도록 한다면, 유통업자들이 수협에 협조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싸이트는 당장 내년부터 오픈할 예정인데, 당장 효과를 본다고 장담은 못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한다면 유통구조가 지금보다 훨씬 개선될 것은 분명하다.

 

활멍게 유통만으로는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 수산물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해야 하는 점을 들며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 생산·가공공장 개발로 알 멍게 생산을 확대하고 멍게 소비를 촉진시키겠다는 공약을 폈다. 젊은 층의 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은 모든 수협 공통의 과제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현재 멍게가공식품이라고 해봐야 비빔밥, 젓갈, 어묵이 전부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현재 개발추진 중인 상품은 멍게돈까스, 멍게된장국스프, 핫바스낵 등이다. 멍게 특유의 강한 향취에 대해 젊은 층이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어서, 소량을 첨가해야 한다는 점은 불리한 요소다. 군납을 고려했다가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조합원 자격 요건 강화’으로, 자격요건에 부칙을 만들어 이를 어길 시에는 조합에서 주는 혜택에 제한을 두게 하겠다는 것인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가? 이런 공약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신규조합원 가입을 강화한다는 뜻은 아니다. 조합의 경제사업에는 자동화시설, 중량점검, 부산물처리 등이 있고, 보유시설에는 채묘 가이식장, 생산보조시설, 부산물 처리시설 등이 있다. 이런 시설들을 활용하는 조합원이 있는 반면 아닌 경우도 많다. 팜사도 조합원의 70%는 조합물건을 사용하는데, 나머지 30%는 구입처가 다른 곳이다. 조합의 물건을 사용하는 조합원에게 혜택을 더 주겠다는 의지이자, 조합원들이 조합을 더 활용해 달라는 취지의 공약으로 보면 된다.

 

외국인 노동자 인력난도 해결과제인 모양이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 근절, 조합원이 외국인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성수기(올해 10월~이듬해 6월)에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3~5개월 단기체류비자(E8) 문제해법 등을 공약했다. 현황을 좀 설명해 주고, 해법을 제시해 달라.

수산업은 3D업종이라 국내노동자들은 기피하는 일이다. 현재 전체 노동자의 40%는 아마 외국인일 것이다. 지난 3년 정도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노동자 국내유입이 어려웠던 데다가, 작업장 이탈율이 높아지면서 불법 체류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탈하지 않는 외국인노동자라도 인건비 인상, 작업시간 단축을 임의로 요구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업체를 선별적으로 기피하는 문제까지 일어난다.

현재 수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체류기간 3~5년의 E-9비자로 입국하는데, 체류기간 3~5개월인 E-8비자가 발급된다면 노동력 수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베트남 도시와는 MOU를 체결해 단기체류 노동자들을 상시 대기시키고 있다고 들었는데, 문제는 E-8비자의 경우 선박 타는 것이 금지돼 있다는 점이다. 작업장에서 일을 하자면 배를 타지 않을 수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E-8, E-9비자 통합관리를 건의했는데, 작년 전남의 전복양식장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했었다. 해수부-고용노동부-법무부가 관계된 사안이라 쉽게 결론을 못내는 실정이다.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산자동시스템(멍게 자동선별기, 멍게 탈피기 등)을 정부 보조 사업으로 만들고, 가공공장과 OEM 생산 협약 체결, 우량종자개발 등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자동선별기는 한 덩어리로 뭉쳐있는 생산품을 자동적으로 개체분리하고, 세척한 뒤 크기별로 골라내는 시설을 말한다. 몇 군데 작업장에서 사용한 어민들은 작업이 수월해졌고, 위생적으로도 낫다는 평가를 한다. 인력의 절반만으로 분리, 세척, 선별이 가능해지니, 여유인력으로 다른 작업을 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런데 시설개선사업의 자동화가 미처 완료되기도 전에 일몰제 적용으로 추가개선이 어려워졌는데, 이를 연장해서 마무리까지 됐으면 하고 바란다. 정점식 국회의원도 이에 대해 아주 큰 공감을 하시더라.

자동탈피기는 생산량확대, 위생상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개발이 필요한 시설이며, 지역의 주요 가공공장들과 MOU를 체결해서 물량을 신속하게 수급할 수 있도록 하고, OEM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을 수협이 수매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굴과는 달리 멍게의 경우 근친교배가 지속되면서 종자가 굉장히 열성화됐다. 그 바람에 빈산소수괴, 고수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 추측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멍게, 오만둥이, 미더덕 등 피낭류의 종자 열성화 문제를 해결할 전문연구자가 국립수산과학원에서조차 별로 없다는 점이다.

 

소통하는 멍게수협을 만들겠다는 공약은 누구나 하는 공약이기도 하다. 간담회를 열어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는 것인데, 조합장의 간담회는 눈에 띄더라. ‘조합원, 유통업자, 가공공장 등이 함께 참여하는 간담회’, ‘세대별 간담회’ 등이다. 아마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듯한데, 이런 공약의 배경을 설명해 달라. 

취임 이후 전·현직 조합임원 간담회와 청년어업인 간담회를 가졌다. 멍게양식업의 경우 가업을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업인간담회를 하면 청년 어업인들은 발언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해 안타깝게 생각했다.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 30여 명의 청년어업인들이 참석했는데, 조합장의 포부를 밝히니 깊은 공감을 해줬고, 많은 질문을 던지고 지적을 했으며,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나중에 어느 청년 조합원의 부친이 전화를 해서 “아주 고마웠다. 더 자주 열어 달라”는 말도 하시더라. 그리고 조합의 젊은 직원들과 소통시간도 더 늘려갈 생각이다.

 

경제 사업 활성화와 상호금융점포 유치로 전국 1등 수협 건설을 공약했다. 그러면서 “수협은 경제 사업에서는 적자, 상호금융에서는 흑자경영을 하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2018년 수신고 1000억 돌파 이후 성장이 두드러지지 않아 보이고, 지난해에는 조합원 배당도 없었다. 취임 이후 조합 살림을 들여다 본 뒤의 평가를 한다면? 전국 최적의 장소에 1~2개의 상호금융 점포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은 여전히 유효한가?

작년 배당을 하지 못한 것은 대손충당금을 맞추다보니 여력이 없어서였다. 조합의 사업이 경제사업은 적자, 금융사업은 흑자다. 또 상반기 적자, 하반기 만회가 반복된다. 수도권 금융점포 개설은 불가피하며, 이미 전 조합장 때 컨설팅 결과도 있다. 수협중앙회와 잘 의논해서 임기 2년차에는 반드시 개설할 생각으로, T/F팀 구성을 지시한 상태다. 신생조합으로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조합장은 통영시와 시의회, 경남도와 국회의원에게 바라는 것은 없는가?

앞서 말한 자동화 시설은 꼭 시행돼야 하는 일이니만큼 관심을 꼭 가져주시기 바란다. 내년이면 멍게수협 출범 30주년이 된다. 다른 수협에 비해 홍보사업이 좀 약하던데, 30주년에 맞춰 멍게축제를 기획 중이다. 단발성이 아닌 연례행사로 할 예정인데, 시·도비 보조가 필요한 부분이니 협조해 주시면 고맙겠다. 현재 부산물처리를 위해 전남 장흥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경남도에서 처리시설에 대한 지원은 약속했는데, 문제는 건설부지와 주민민원이다. 통영시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방일 당시 언론에 ‘일본산 멍게수입’이 언급되자, 판매량이 급감했었다. 만일 원전오염수가 방류된다면 수산물 소비에 어떤 타격이 올지 걱정이다. 저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에도 반대한다. 통영시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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